트럼프 효과로 트위터 웃고 언더아머 울고

입력 2017-04-27 17:07


(추가영 국제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업들의 지난 1분기 실적에도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즐겨입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유명해진 스포츠 의류 브랜드 언더아머(Under Armour)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언더아머는 올 1분기 2005년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으로 손실을 볼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언더아머가 지난 1분기 주당 4센트의 손실을 봤다고 추정했다. 언더아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난 11억1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09년 경제위기 이후 두 자리 수 성장을 거듭해온 언더아머가 침체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언더아머는 지난 3년간 매년 매출이 2배씩 성장했다. 언더아머는 2017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20% 초반에서 12%로 낮췄다.

케빈 플랭크 CEO(사진)의 지난달 CNBC 인터뷰가 말썽이었다. 플랭크 CEO는 “트럼프의 비즈니스 지원은 미국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언더아머 농구화를 신고 경기를 뛰면서 브랜드를 알리는데 일조한 NBA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가 문제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는 자산(asset)이 아닌 얼간이(ass)”라고 공개 비판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언더아머 매출의 성장 둔화는 작년부터 시작됐지만 플랭크 CEO의 트럼프 지지 발언이 브랜드 이미지 실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몬 시걸 인스티넷 애널리스트는 “언더아머 주식에 대한 엄청난 인기가 우려로 돌아섰다”며 “언더아머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언더아머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걸 애널리스트는 “언더아머는 전혀 다른 회사가 됐다”며 “더이상 사랑 받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을 받는 수준이 한 단계 내려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하는 트위터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5억1190만달러)를 훌쩍 넘긴 5억483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간 실이용자수(MAU)는 3억2800만명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900만명이나 늘었다. 실적 발표 후 트위터 주가는 12% 급등했다.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앤서니 노트 트위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개선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이용이) 일정 부분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밝혔다. (끝)/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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