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12년 만에 독립 매장 연 롯데마트

입력 2017-04-26 18:27
수정 2017-04-27 05:08
양평점 개장…'노른자 땅'1층에 매대 없애 파격

'마트 속 공원' 1층 꾸며 유명 맛집·폴바셋 등 입점
고기 사서 구워먹는 곳도

"휴식같은 쇼핑 공간 설계"


[ 안재광 기자 ]
롯데마트가 27일 양평점(사진)을 연다. 롯데마트가 서울시내에 독립 매장을 여는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을 가장 많이 올릴 수 있는 1층에 상품 파는 매장을 없애는 등 기존 대형마트와 차별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힘들게 장보고 물건 사는 쇼핑에서 벗어나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1층에 상품 매대 다 치워

롯데마트는 양평점 공식 개장을 앞두고 26일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간담회 장소는 회의실이 아니라 양평점 1층 ‘어반 포레스트’. 나무와 담쟁이덩굴 등으로 둘러싸인 마트 속 공원이다.

물건을 파는 매대가 있어야 할 자리엔 푹신한 소파와 나무 의자, 테이블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한가운데에는 야외 공연장에 있을 법한 계단형 좌석이 깔려 있다. 그랜드 피아노도 가져다 놨다. 수백명이 한꺼번에 앉아 어울릴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이 공간 주변으로는 식당들이 들어섰다. 저렴한 가격의 마트 음식만 있는 게 아니다. 인도 음식 전문점 ‘강가’, 방송인 홍석천 씨가 운영하는 태국 음식점 ‘마이타이’ 등 맛집도 입점했다. 커피숍 폴바셋은 대형마트에 처음 입점했다.

서현선 롯데마트 상무는 “영등포 상권은 30~40대 여성이 많아 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다 보면 밥도 먹고 쇼핑도 해 매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지하 2층의 신선식품 코너도 차별화했다. 입점한 ‘스테이크 스테이션’이란 곳이 대표적이다. 마트에서 구입한 고기를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수산물 매장에선 회를 뜨거나 참치 해체 작업을 가까이서 보는 게 가능하다. 싱싱한 수산물을 위생적으로 팔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시도다. 시리얼 전문존, 코코넛존 등 이색 코너도 보였다.

아이들을 위한 시설로는 세계 최대 장난감 매장 토이저러스와 키즈카페 ‘챔피언’ 등을 2층에 배치했다.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아이언맨 등이 나오는 증강현실(AR) 구역도 7곳이나 있다.

◆“연 1000억원 매출 기대”

롯데마트는 2005년 6월 구로점을 연 이후 지난 12년간 서울 시내에 단독 점포를 하나도 열지 않았다. 극장 백화점 등이 함께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에 입점하는 전략을 썼다.

서울처럼 인구 밀집 지역에서 마트 하나만 지어선 사람을 불러 모으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서울시내에는 곳곳에 대형마트가 너무 많아 새로 들어갈 곳도 마땅치 않았다.

롯데마트 양평점은 이런 흐름에서 벗어났다. 복합쇼핑몰이 아니라 단독점포다. 옆엔 전국 대형마트 매출 1~2위를 다투는 코스트코가 있다. 홈플러스 이마트 등 10여개 대형마트가 주변 3㎞ 이내에 있다. 그래도 단독 점포를 낸 이유는 절박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다 따지면 더 이상 확장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경쟁사인 이마트는 서울에 29개나 있지만 롯데마트는 15개밖에 안 된다.

김종인 대표는 치열한 경쟁의 한복판에 들어가 차별화로 승부하겠다고 했다. 그 승부수가 ‘먹고 즐기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신주백 롯데마트 상무는 “평균 매장보다 30~40% 더 많은 하루 평균 7000여명이 다녀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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