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양 패권' 야심…독자기술로 만든 첫 항공모함 닻 올렸다

입력 2017-04-26 18:06
수정 2017-04-27 06:51
시진핑 불참…조용한 진수식

2020년 남중국해 실전배치


[ 김동윤 기자 ] 중국이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항공모함을 26일 진수했다. 원양해군을 향한 중국의 ‘해양굴기(起)’가 본격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해군은 이날 오전 랴오닝성의 중국선박중공업그룹 다롄 조선소에서 판창룽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첫 자국산 항공모함 ‘001A’의 진수식을 열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예상과 달리 진수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새 항모 이름은 향후 취역할 때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들은 ‘산둥(山東)’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2012년 9월 취역한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 ‘랴오닝호’는 옛 소련의 항모를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여 개조한 것이었다. ‘001A’는 핵심 시스템을 중국의 독자기술로 제작한 첫 항공모함이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독자 기술로 항모를 제작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001A’는 길이 315m, 폭 75m로 최고 항속은 31노트다. 갑판 크기를 랴오닝호의 1.5배가량으로 늘려 젠-15 전투기를 최대 40대까지 실을 수 있다. ‘001A’는 향후 052D형 이지스 구축함과 054A형 미사일 호위함, 공격형 잠수함 등을 거느리게 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2020년께 ‘001A’가 남중국해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모두 6척의 항모를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첫 자국산 항모 진수는 그동안 연근해 방어에 치중하던 중국 해군이 원양해군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미국 외교정책이사회의 제프 스미스 아시아담당 연구원은 “중국이 본국 해안선에서 수천㎞ 떨어진 곳에서도 군사적 존재를 보여줄 능력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군사평론가 장쥔서는 “첫 독자 항모 건조는 중국이 해군 무기장비 발전에서 획기적인 성취를 거뒀음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첫 독자 항모 제작에 성공했지만 중국이 10척의 항모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해군력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군사평론가 량궈량은 “미 해군 군함은 총 950만t이지만 중국은 40만t에 불과하다”며 “미국은 최신 F-35 전투기 등 다양한 함재기를 갖추고 있지만 중국은 젠-15만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