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3] 홍준표 "2000cc 미만 차량 유류세 절반 인하…서민부담 경감"

입력 2017-04-25 19:00
생활밀착형 공약 경쟁

"휘발유 가격 27% 낮아져…여행·레저 등 내수진작 효과"
문재인·안철수 "무제한 교통카드·데이터"


[ 유승호 기자 ]
대선후보들이 교통·통신비 인하, 휘발유 가격 인하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수도 이전, 한반도 대운하, 경제민주화 등 거대담론이 지배하던 과거 대선과 다른 점이다. 유권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류는 생활필수재인데도 과도한 세금을 부과해 국민 부담이 크다”며 “배기량 2000㏄ 미만 차량의 유류세를 절반으로 인하하겠다”고 공약했다. 유류세를 낮춰 서민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유류세는 휘발유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4월 셋째주 기준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L당 745.89원으로 판매가격(L당 1487.41원)의 50.1%다. 여기에 관세, 수입부과금, 부가가치세 등을 더하면 휘발유 가격의 61.2%가 세금이다.

유류세를 절반으로 낮추면 휘발유 가격은 L당 1077.16원으로 27.6% 하락한다. 경유 가격은 L당 1277.64원에서 986.82원으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은 857.86원에서 736.28원으로 내려간다.

홍 후보는 “승용차 1210만대와 이륜차를 포함한 중형 이하 비업무용 자가용까지 1732만대가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전체 자가용 차량의 76.4%가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유류 보조금 및 유류세 환급 등으로 이미 세제 혜택을 받고 있는 택시 렌터카 등 영업용 차량 139만대는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유류세 절반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규모는 7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홍 후보는 “유류세 경감에 따라 여행 레저 등 내수산업이 활성화되면 세수 감소분을 확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광역알뜰교통카드’ 도입을 공약했다. 광역알뜰카드는 환승 횟수와 거리에 따른 추가 요금이 없는 정액제 교통카드다. 문 후보 측은 대중교통비가 30%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교통이 불편한 지역의 주민 편의를 위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100원 택시’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온국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공약했다. 가입 상품에 따라 할당된 데이터 용량을 소진한 뒤에도 무료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추가 데이터는 기존보다 느린 속도로 제공해 통신사업자가 트래픽 부담을 감당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근무시간 외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돌발노동금지법’을 공약했다. 근로자들이 퇴근 후엔 여가시간을 자유롭게 보내고 가정생활에 집중하도록 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출산율도 높이겠다는 정책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