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안개' 걷히자…글로벌 경기회복·기업실적 부각
코스피 2196…6년 만에 최고
나스닥 최고치…일본·홍콩도 '랠리'
'북핵 우려' 가라앉자 한국도 동참
외국인 6513억어치 쓸어담아
"한국 PER 미국·중국의 절반…아직 싸다"
[ 최만수 기자 ]
“강세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코스피지수가 2200선 문턱에 바짝 다가서자 조만간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위협,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유럽의 정치 불확실성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악재가 해소되거나 약해지자 낙관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히자 글로벌 경기 회복, 수출 증가, 상장사 실적 개선 등 호재가 선명하게 부각되는 분위기다.
◆“한국 주식 여전히 싸다”
코스피지수는 25일 23.11포인트(1.06%) 오른 2196.85로 마감했다. 2011년 5월3일 기록한 2200.73(종가 기준) 이후 약 6년 만의 최고치다. 코스피지수의 역대 최고치는 종가 기준으로 2011년 5월2일 기록한 2228.96, 장중 기준으로는 같은 해 4월27일 2231.47이다. 군(軍) 창건일을 맞아 북한이 6차 핵 실험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장 초반 0.1%대 상승에 그쳤지만, 북한의 도발 움직임이 없자 오후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주문이 쏟아졌다. 외국인은 이날 65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3거래일간 1조2322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삭티 시바 크레디트스위스 글로벌이머징마켓 수석전략가는 “한국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이달 들어서만 2.9% 높아졌다”며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일본 제외)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국가”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4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인 작년 2분기(41조8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올 2~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작년 실적(150조원)을 훌쩍 넘어 사상 최대치인 17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8.4% 올랐지만 주가 상승 속도는 아직 기업의 순이익 증가세에 못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코스피200지수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9.2배 수준으로 1년 전(11.1배)보다 크게 낮아졌다. 미국(21.6배) 일본(21.8배)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17.9배) 인도(21.8배) 등 신흥국과 비교해도 저평가돼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대로 가면 다음달에는 PER이 8배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 투자자로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한국 주식을 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경기 회복도 호재
증시를 둘러싼 대외 환경도 안정적이다. 한때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투자 정책 혼선으로 원유, 철광석, 구리 등 원자재값이 급락하는 등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가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경기가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증시의 다우산업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섰고 나스닥지수가 이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경기 회복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한국의 수출은 6개월 연속 가파르게 증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4% 늘어났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최근 북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꺾이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은 눈에 보이는 호재들을 믿어야 할 때”라고 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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