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관리비 부정 실태
세입자에 전가 등 357건 적발
[ 박진우 기자 ] 임대인과 임차인 중 누가 낡은 아파트 승강기 교체에 돈을 내야 할까. 통상 관리소장이 수립한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임대인이 평소 쌓아온 장기수선충당금에서 교체 비용을 댄다. 승강기 교체비를 수선유지비로 분류해 임차인에게 부담을 지우면 불법이다.
서울시 강남구는 아파트 관리 부정 사례를 조사한 결과 34개 단지(총 272개 단지)에서 357건의 법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시정명령 대상인 271건 중 과태료 부과 사례는 68건이며, 액수는 총 2억6000만원이다. 강남구는 △관리비 부과 등 회계분야 △계약관련 등 사업자 선정분야 △입주자대표회의 운영 등으로 나눠 점검했다.
점검 결과 관리사무소도 일반관리비, 수선유지비, 장기수선충당금 등을 본래 목적대로 계상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승강기, 안내판 등 장기수선충당금 대상 공사에 임차인이 내야 하는 수선유지비, 예비비 등으로 집행한 유형이 가장 많았다.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공사를 시행하지 않거나 승강기 유지관리와 보수공사 비용 부담 주체가 다른데도 종합관리로 계약해 임차인에게 비용을 부과한 사례도 다수였다.
양한성 강남구청 주택관리팀장은 “아파트 관리비를 잘못 계상한 관리사무소는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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