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NH농협생명 후순위채에 8000억원 ‘뭉칫돈’

입력 2017-04-24 15:21
AA+ 신용도에 3%대 금리 제시
매수주문 대거 몰리자 증액 검토
RBC비율 10% 이상 올릴 전망


이 기사는 04월24일(11:2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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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보험이 발행 예정인 후순위채에 80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높은 신용도를 갖춘 데다 고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음달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도 ‘흥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이 지난 21일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 결과 총 8000억원의 청약이 몰렸다. 1500억원어치발행 예정인 7년물에 3050억원,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인 10년물에 385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조기상환할 수 있는 조건(콜옵션)이 달린 10년물도 500억원 모집에 1100억원이 들어왔다. HMC투자증권과 SK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후순위채는 발행한 회사가 회생절차를 밟거나 파산 혹은 청산할 경우 일반 사채권자보다 투자원금을 돌려받을 우선순위가 뒤에 있는 채권이다. 채권임에도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본확충이 필요한 기업들이 주로 발행한다. 발행 첫 해는 발행금액의 100%를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고 1년이 지날 때마다 자기자본으로 인정받는 금액이 20%씩 줄어든다.

일반 회사채를 훌쩍 뛰어넘는 금리 수준에 기관들의 투자가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수요예측을 앞두고 7년물은 연 3.1~3.6%, 10년물은 연 3.4~4%, 콜옵션이 붙은 10년물은 연 3.1~3.6% 수준의 금리로 후순위채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후순위채 신용등급과 같은 ‘AA+’ 일반 회사채보다 최소 0.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NH농협생명은 성공적인 수요예측에 힘입어 후순위채 발행금액을 최대 5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발행금리는 증액 규모가 결정된 다음 정해질 예정이다. 발행금액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따라 자본확충 효과도 커질 전망이다. 이 회사가 당초 계획했던 3000억원어치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면 지난해 말 기준 186.5%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197.3%로 상승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021년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국내 보험사에 RBC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달초 한화생명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에 이어 NH농협생명도 투자자 환대 속에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다음달 말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 중인 손보사 동부화재와 현대해상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들 보험사도 우수한 신용도를 갖췄기 때문에 매력적인 범위 내로 금리를 제시하면 적잖은 기관이 투자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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