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직장인 이희연 씨(32세)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10월 가입한 주가연계증권(ELS)이 6개월 만에 연 8%대 수익률로 조기 상환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씨는 같은 구조의 ELS에 재투자하는 것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이 씨는 "지난해 가입했던 ELS와 같이 코스피200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가 기초자산인 ELS에 재투자하려 했는데 수익률이 연 5%대로 낮아졌다"며 "두 지수도 많이 오른 상태라 조기 상환되지 않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24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3월 ELS 조기상환 금액은 9조원에 육박했고, 4월에도 ELS 상환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발행된 후 기초자산인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홍콩H지수)가 급락, 초기에 조기상환되지 않은 ELS가 기초자산의 가격 회복과 함께 줄지어 조기상환된 결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홍콩H지수는 지난해 2월 7500선까지 밀린 후 꾸준히 반등 기조를 그리며 1만선을 회복했다. 올해 들어서도 6.97%(21일 종가 기준) 상승했다.
지난달 ELS 모집금액은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조기상환 확대와 함께 과거 ELS 전성기인 수준까지 모집 금액이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위험상품인 ELS 투자와 관련, 현 시점에서는 안전성을 우선시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더라도 저위험 구조의 노-녹인(No Knock-In) ELS 등을 택하거나 위험을 분산한 ELS 인덱스 펀드를 고려하는 게 낫다는 조언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주요 기초자산 상승 등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위험을 던 노-녹인 조건 등의 ELS 투자가 바람직하다"며 "ELS 기초자산이 일부 해외 지수들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부분이 있어 이를 염두에 둔 ELS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LS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후 미상환된 ELS를 일부 기초자산으로 보유한 ELS 인덱스 펀드 등으로 눈을 돌릴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ELS 인덱스 펀드는 10개 이상의 ELS 평가가격을 지수화, 이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다수 ELS의 조기상환 수익이 반영된다는 장점이 있고, 추가 투자나 환매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거래중인 ELS 인덱스 펀드는 두 개다. '삼성ELS인덱스' 펀드와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은 홍콩 H 지수 상승에 힘입어 최근 6개월 간 10%대의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20일 기준 최근 3개월간은 각각 5.68% 6.83%, 최근 1년간은 15.00%, 22.3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정준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ELS는 조기상환까지 기다려야 하는 불안 요소 등이 있지만 ELS 인덱스펀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을 낮추고 필요한 시점에 환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 공시된 자사 상품 기대수익률은 6개월에 5~6%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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