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공용·개인 공간 분리…'사생활 셰어하우스' 뜬다

입력 2017-04-20 16:41
Let's Master (2) 셰어하우스

청년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중소형 빌딩 용도변경하거나 전면적 리노베이션도 주목

셰어하우스 시장 커지려면 수요자 생활방식에 맞는 주거서비스로 진화해야



셰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안정적인 대체 투자처가 부족한 상황이 있다. 상업공간의 공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장기화될 조짐이 보인다. 기존 임대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다른 원인은 1인 가구를 위한 양질의 주거공간이 부족한 데 있다.

셰어하우스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이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운영사들은 직접 공간을 임차해 수요자에게 전대하거나, 건물주에게 사업을 제안하고 운영에 관한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6년 가을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는 60여개의 크고 작은 운영사에 의해 203개 셰어하우스가 운영되고 있다. 전체 거주 가능한 인원이 약 1600명에 달한다. 기존 주택유형에 비해 시장규모는 작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재 시장규모는 셰어하우스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2013년에 비해 10배 성장했다.

셰어하우스 공급은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학이 밀집한 마포구와 서대문구, 성북구 등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사회초년생이 선호하는 강남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셰어하우스 임대료는 주택 구성, 수요자 특성, 1인실과 23인 다인실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존재한다. 30만원대 초반에서 50만원대 중반까지 분포한다. 이는 셰어하우스 주요 수요층인 청년들이 지불 가능한 합리적 가격이다. 그렇다고 공간이 열악한 것이 아니라 기존 주택보다 쾌적하고 넓은 주거환경을 제공한다. 이런 측면에서 셰어하우스는 기존 고시원과 원룸의 시장위치를 대체하고 있다.

# 사생활 보호하는 셰어하우스 나타나

셰어하우스 시장은 기존 주택을 전대(운영사가 주택을 임차해 여러 입주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방식)하는 전략으로 성장했다. 전체 셰어하우스의 96%는 중대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방이 많이 나올 수 있는 다세대·다가구주택의 일부 리모델링을 통해 공급됐다. 기존 주택 시설을 활용해 하나의 방을 여럿이 나눠 생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의 셰어하우스 1세대라 할 수 있는 ‘우주(woozoo)’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빠르게 공급을 늘리고 가격은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방에 여럿이 거주하기에 입주자 사생활을 보장하기가 어렵다. 화장실과 같은 제한된 공용공간을 동시에 이용하기에도 불편이 따른다. 개인의 효용을 극대화하고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청년세대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여럿이 함께 생활하는 셰어하우스의 특성을 반영한 신축 개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공용공간과 개인공간을 확실히 구분하고, 욕실과 화장실 등의 기능을 분리해 함께 사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기존 방식에 비해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을 자유롭게 구성하고 적정 규모의 개인실을 만들 수 있어 전체적 효용을 높일 수 있다. 또 면적과 방 개수 조정을 통해 수익을 맞추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다.

이와 함께 공실이 늘고 있는 중소형 빌딩의 용도변경과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을 진행하는 방식이 주목 받고 있다. 이는 셰어하우스에 맞게 공간을 구성하면서도 신축개발에 비해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주거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장점도 있다.

대표적 사례인 셰어원은 3년 이상 공실이 발생하고 있던 서울 역삼동 소재 꼬마빌딩 2개 층을 셰어하우스로 전면 개조했다. 이를 통해 40만~50만원대 가격으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에게 주거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건물주 입장에서는 장기 공실을 줄여 전체적인 임대수익을 개선했다.

# 리노베이션식은 복합공간 활용 가능

신축과 전면적 리노베이션 방식은 단순한 주거공간 공급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게 가능하다. 단순한 주거공간 임대를 넘어설 수 있다. 파티, 취미강좌, 세미나 등 개인여가문화를 지원하고, 이들에게 주거를 기반으로 한 생활 편의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앞서 언급한 셰어원의 신축개발 사례에서는 건물 지하에 여가문화공간을 별도로 배치했다. 입주자와 지역 청년들이 여가문화활동을 위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셰어하우스를 두고 새로운 부동산 투자상품, 주거비 절감을 위한 현실적 대안 등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대안적 주거상품으로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 셰어하우스 시장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주택상품이 아니라 수요자 라이프스타일에 기반을 둔 주거서비스로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생활방식에 걸맞은 공간 창출 노력과 개발모델의 고민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기다.

이상욱 < 어반하이브리드 대표 >

○‘한경 셰어하우스 전문가 과정’이 4월27일(목)부터 한경아카데미에서 진행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경아카데미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