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개선 '발등의 불'…현대해상·동부화재, 후순위채 발행

입력 2017-04-19 17:56
내달 각각 3000억, 4000억
작년 급락한 지급여력비율 끌어올리기 적극 나서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앞두고 선제적 자본확충" 분석도


[ 서기열 /김진성 기자 ] 국내 2~3위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후순위채권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채권금리 상승 여파로 떨어진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2021년 도입될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선 것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다음달 말 후순위 채권을 발행키로 하고 실무 작업을 하고 있다. 발행 규모는 현대해상 3000억원, 동부화재 4000억원어치다. 동부화재는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을, 현대해상은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발행사와 주관사는 어떤 구조로 후순위채를 발행할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건 지난해 채권금리 상승으로 크게 떨어진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상당수 손보사들은 지난해 투자한 채권을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가 작년 11월 채권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하자 큰 폭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동부화재의 RBC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258.85%에서 4분기 말 173.16%로, 현대해상은 같은 기간 222.02%에서 158.29%로 크게 떨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가 공모 후순위채를 발행한 건 2015년 10월 4000억원어치를 발행한 현대해상 이후 처음”이라며 “두 보험사의 RBC비율이 금융감독원의 기준치(150%)를 조금 넘는 수준까지 하락하자 후순위채를 발행해 수치를 끌어올리기로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란 해석도 있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 부채를 시가(時價)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 부채 규모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나게 된다. 후순위채를 발행하면 발행 초기 몇년간은 발행금액의 100%를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매년 20%씩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손보업계에 자본확충 움직임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금융당국이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손보사들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앞다퉈 자본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기열/김진성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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