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근 닥터마틴에어웨어코리아 사장 인터뷰
1020 입소문에 매출 두배↑
3040은 추억 떠올리며 구매
젊은 예술가와 협업 강화
이달 대학로 등 6곳에 매장
[ 민지혜 기자 ]
“근사하게 차려입은 날 패션을 완성해주는 게 닥터마틴 워커입니다.”
박중근 닥터마틴에어웨어코리아(주) 사장(사진)의 말이다. 19일 서울 서교동 본사에서 만난 박 사장은 “가죽점퍼에 액세서리까지 다 갖춰 입어도 워커가 아니라 운동화를 신으면 마치 까만 정장에 흰 양말을 신은 것과 같다”고 했다. 매출에 대해 묻자 그는 “두터운 마니아층이 있는 데다 10~20대 신규 고객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매년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패션 스타일과 워커(부츠)가 어울린다는 점도 매출 증가 요인이라고 했다. 찢어지거나 밑단을 접어 입는 청바지, 스키니진 같은 옷이 유행하면서 워커를 찾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4년 만에 매출 두 배로
닥터마틴의 지난해(2016년 4월~2017년 3월) 국내 매출은 5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2년 250억원이던 매출이 4년 만에 두 배로 뛴 것이다. 같은 기간 매장 수는 46개에서 68개(2016년 말 기준)로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매장별 매출이 급증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1460, 1461 등이다. 워커 하면 떠오르는 클래식 제품이다. 1960년 영국에서 시작한 닥터마틴은 당시 디자인과 색상, 노란 박음질 선(스티치) 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마니아층이 가장 선호하는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마니아들을 위한 제품뿐 아니라 신규 고객을 위해 새 디자인을 가미한 신제품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며 “10~20대는 지드래곤이 좋아하는 브랜드라며 워커를 사고, 30~40대는 과거 워커를 즐겨 신던 추억을 생각하며 닥터마틴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전적 디자인을 재해석한 아드리안 태슬로퍼는 한 해 3만켤레가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다.
박 사장이 닥터마틴 한국지사장으로 취임한 건 지난해 12월.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 21년 동안 마케팅, 영업, 기획 업무를 해온 그는 닥터마틴에 오자마자 전 매장을 모두 돌았다. 각 매장과 상권별 특성을 일일이 체크했고 직원 의견을 들었다. 그는 “브랜드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는 게 단기 매출을 올리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며 “확고한 콘셉트, 이를 뒷받침하는 좋은 제품과 잘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 3박자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로수길 등 6개 매장 열어
인기에 힘입어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대학로점, 두타몰점, 가로수길점, 타임스퀘어점 등 이달에 새로 문을 여는 곳만 해도 6곳이 넘는다. 새 매장에 신진 예술가들의 그림을 내건다. ‘쿨하다’ ‘멋있다’ ‘나를 표현하기 좋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박 사장은 “클래식하면서 트렌디한 브랜드 콘셉트, 자유롭고 반항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실제 닥터마틴을 사랑하는 젊은 예술가들과 협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닥터마틴은 가로수길점 개점 때 국제아트디렉터스그룹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제품 디자인을 자유롭게 바꾸는 커스터마이징 이벤트도 했다.
닥터마틴 본사도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아시아에서 매출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매년 두 번씩 여는 신제품 기획회의에서도 한국지사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고, 아이디어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약 20%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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