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광주 스마트 공장, 로봇·공장 자동화로 혁신 '바람'

입력 2017-04-19 17:27
무풍에어컨 '돌풍'도 이곳서 시작

1㎜ 구멍 13만개 로봇이 '뚝딱'
60만대 판매 예상…작년의 2.5배

2013년 모듈 생산라인 도입
원격 점검으로 제품 품질 혁신


[ 좌동욱 기자 ]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오선동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 메인공장. 축구장 2.5배 규모(1만82021㎡)의 거대한 공장 내부에 대당 수십억원씩 하는 금형 기계 100여대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정밀금형개발센터는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TV, 에어컨, 냉장고, 휴대폰 등 제품의 틀을 찍어내는 거푸집(금형)을 만드는 곳이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전체 금형의 약 10%가 여기서 만들어진다. 박재홍 수석은 “제품 디자인이 아무리 좋더라도 금형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제품 양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개발한 무풍에어컨(Q9500)이 정밀금형개발센터의 대표작이다. 당시 제품 개발팀은 소비자들이 찬바람을 느끼지 못하도록 구멍 13만5000개로 바람을 내보내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하지만 눈으로 식별하기조차 어려운 지름 1㎜의 구멍을 같은 크기로 뚫고 불량 여부를 검증하는 작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 정밀금형개발센터의 로봇 자동화 공정이다. 1분에 200개의 구멍을 연속으로 뚫을 수 있는 고속타공 기법과 미세한 구멍의 품질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3D(3차원) 스캔’ 기술을 적용했다.

결과는 대성공. 에어컨에 장기간 노출돼 냉방병으로 고생하는 소비자들은 ‘찬바람이 나오지 않는 에어컨’을 반겼다. 전광명 삼성전자 광주지원팀장(상무)은 “밀려드는 주문으로 올 3월부터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고 4월 들어서는 주말에도 가동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현재까지 판매(예약 포함)된 무풍에어컨은 약 10만대로 지난해 25만대의 40%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60만대 이상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체 국내 에어컨 예상 판매(220만대)의 30%에 육박한다.

최종석 생활가전사업부 차장은 “무풍에어컨을 포함해 제품과 품질의 혁신은 경영진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채용하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2013년 광주공장 에어컨 생산라인에 도입한 모듈생산방식(MPS)이 대표적이다.

MPS는 컨베이어벨트를 중심으로 가로세로 2m의 독립된 작업공간(셀)에서 한 명의 직원이 생산 공정을 모두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최 차장은 “과거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선 한 명의 작업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전체 라인이 멈춰섰다”며 “하지만 MPS에선 문제가 발생한 직원을 제외하고 정상적으로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셀마다 바코드가 자동으로 인식돼 불량품 이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MPS 도입 이후 광주공장의 생산성은 25% 높아지고 불량품은 50%가량 감소했다.

광주=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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