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5월부터 법정 선다

입력 2017-04-17 17:20
592억의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월부터 법정에 선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의 구속기소로 피의자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전환된 박 전 대통령은 이제 본인 형사재판이 열릴 때마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야 한다.

앞서 내란과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6년 3월부터 8월까지 27차례의 1심 공판과 같은 해 10월부터 11월까지 11차례의 항소심 공판에 직접 출석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두 전직 대통령은 1996년 8월 26일 1심 선고 공판에서는 손을 맞잡고 나란히 서서 재판장의 선고를 기다리는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5∼6개월 동안 20차례 이상 1심 재판에 출석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형사재판이 열리는 법정도 전직 대통령들이 거쳐 간 417호 법정이 지정될 전망이다.

국정농단의 공범인 '비선 실세' 최순실씨나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최씨나 이 부회장, 김 전 실장 등이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 신문을 받을 수도 있다.

다른 국정농단 피고인들의 재판은 이미 상당 기간 진행된 만큼 사건이 병합돼 함께 재판을 받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출석해도 수의를 입은 모습을 보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은 재판을 받는 피고인은 도주의 우려가 없는 한 사복을 착용할 수 있도록 한다.

최씨 등 국정농단 주요 피고인들이 하늘색 미결수용자복을 입고 재판에 출석한 경우가 있었지만, 박 전 대통령은 특수한 사정이 없는 한 사복을 착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도 구치소를 드나들 때 수갑이나 포승을 하는 상황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형집행법은 재판을 받기 위해 구치소 밖으로 수용자를 호송할 때는 수갑과 포승을 사용하도록 한다.

다만 법무부 방침상 도주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과 70세 이상 노인 수용자는 포승으로 포박하지 않고 수갑만 채워 호송하도록 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