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지지자들의 '댓글동원' 어떤 식으로 운영되나

입력 2017-04-17 08:27
수정 2017-04-17 11:25


국민의당은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조작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문 후보 팬클럽인 '문팬' 카페지기를 포함한 관리자 1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언론사에는 네티즌들의 댓글 동원에 대한 내용이 수시로 제보되고 있다.

새롭게 작성된 기사가 지지 후보와 관련된 내용일 경우 커뮤니티에 관련 기사 링크를 여러개 걸어둔다. 이후 다른 회원들은 링크를 전부 타고 들어가 해당 기사에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선플 또는 다른 당 후보에 대한 악플을 달고 댓글로 인증하는 방식이다.

일부 게시판에는 자신들의 주장을 일명 '베스트 댓글'에 위치하게 하기 위해 부모님 등 가족들의 포털사이트 아이디를 많이 만들어 관리하자는 지침도 확인된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기사들 중 민감한 내용의 기사에는 순식간에 같은 맥락의 댓글이 쇄도하기도 하는데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이른바 '좌표 찍힌 기사'라고 지칭한다.

특정 커뮤니티에 해당 기사 링크가 연결됐고 이를 통해 지지자들이 몰려왔다는 뜻이다.

국민의당은 16일 논평을 통해 "박근혜 댓글부대 '십알단'이 문재인표 ‘양념부대’로 돌아왔나"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대변인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댓글부대 ‘십알단’이 있었다면 이번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 측 ‘양념부대’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경선 승리 직후 문자폭탄과 욕설 후원금, 비방 댓글 등 자신의 극렬 지지자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문 후보의 양념 발언 이후 양념부대, ‘양념 친다’, ‘양념십알단’ 등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양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가 뒤늦게 자신의 발언에 유감을 표했지만 양념부대는 그 대상을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으로 바꿨을 뿐 여전히 대선판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대변인은 이어 "확인되지도 않은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가짜뉴스나 영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유포하고,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게 해 더욱 확산시키는 일들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면서 "악의적인 댓글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삽시간에 달리는 일들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목격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문재인 캠프가 지난 대선 때 소위 ‘SNS기동대’ 사건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던 인물을 다시 기용해 같은 역할을 또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용주 의원은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문팬 카페지기의 지시에 따라 회원들이 부정적인 댓글 작업을 벌여 비정상적으로 안 후보와 관련한 부정적인 기사가 검색어 상단에 노출되는 여론 조작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 조폭', '안철수 포스코 이사' 등 안 후보의 네거티브 관련 기사들이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 상단에 오도록 지속적인 여론 조작이 이뤄졌다"며 "문 후보 측은 여론조작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