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안산 분향소 등 전국에서 희생자 추모 물결
추모앱·추모곡도 잇따라
'정치적 이용' 변질 우려도
[ 구은서 기자 ]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지 16일로 꼭 3주기다.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행사와 행렬이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대선을 앞둔 정치인도 대거 행사에 동참했다.
경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는 이날 안산시와 4·16 가족협의회 등의 주관으로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이 열렸다.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등 각당 대선후보가 나란히 참석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만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서울 광화문광장과 안산에 각각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주말 내내 수천명의 시민이 찾아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가족이 머무르고 있는 진도 팽목항에서는 원혼을 달래는 진혼무와 진도씻김굿이 펼쳐졌다.
하루 전인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뜸했던 촛불집회도 다시 열렸다. 주최 측 추산 10만명이 모여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노란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은 실종자 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른 뒤 “다시는 너희들을, 당신들을 잃지 않겠다”며 “그날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이나 추모곡으로 공감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연세대 상담·코칭지원센터가 개발한 모바일 앱 ‘노랑나비’는 세월호 희생자의 생일과 유가족의 글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마이크에 호흡을 불어넣으면 화면 속 노랑나비들이 세월호 추모 리본을 만든다. 희생자 초상화는 최강현 작가가 그려서 기증했다. 1만여명이 앱을 내려받았다.
문자메시지 추모도 등장했다. 휴대폰에서 ‘#1111’ 번호로 추모 메시지를 보내면 합동분향소 전광판에 노출된다. 문자 요금은 통신사가 부담한다. 모인 추모 글을 살펴보는 앱 ‘하루한번 #1111’도 선보였다. 취업준비생 이영수 씨(26)는 “사정상 분향소에는 직접 가지 못했지만 수시로 앱을 띄워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모곡도 잇따르고 있다. 가수 조관우 씨는 싱글 ‘Pray for you’를 지난 14일 발표했다. 가수 성진환, 김장훈 씨와 프로듀서 김형석 씨 등도 추모곡을 만들었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커지는 모습이다. 세월호 촛불집회에서는 특정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포스터가 붙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평화 가고 사드 오라?’는 문구와 함께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를 광화문광장 바닥에 붙인 혐의로 환수복지당 학생당원 이모씨(27)와 최모씨(26)를 연행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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