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 업계가 1인 가구를 겨냥해 택배부터 은행까지 생활서비스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1인 가구와 고령층을 겨냥해 간병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일본 편의점처럼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25와 CU편의점은 자체 시스템을 갖추고 택배 서비스를 강화한다. GS25는 서울 강남구 102개 점포에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실시한다. 오후 4시 이전에 접수된 택배는 4시간 안에 배송지에 도착한다.
CU도 이달부터 독자적인 택배 서비스 'CU포스트'를 시작했다. 전체의 90% 수준인 9000개 점포에서 서비스를 실시한다.
CU와 GS25는 함께 CVSnet 택배 서비스 법인을 운영했지만, 지난해 분할해 독자 서비스를 준비했다. 편의점 내 택배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주주사인 GS25는 은행 서비스도 강화한다. GS25에선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활용해 수수료(1300원)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점포에 스마트ATM이 도입되면 체크카드 즉시 발급도 시행할 예정이다.
CU는 일부 점포에서 신한은행 디지털 키오스크를 운영 중이다.
국내 편의점들의 이같은 생활밀착형 서비스는 편의점이 가장 발달한 일본에서 한발 먼저 시작했다.
일본 편의점들은 평균 99㎡(30평)의 점포 면적을 활용해 생활서비스를 확대했다.
일본우정그룹 산하 택배업체가 2015년부터 로손, 미니스톱, 패밀리마트와 제휴해 물품을 배송하고 있다.
아마존 재팬도 로손, 패밀리마트 등 2만3000개 점포에서 택배 수령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 세븐은행은 세븐일레븐 점포에 ATM 서비스를 구축했다. 매장에선 입출금·카드론 등 기본적인 은행 서비스뿐 아니라 정기예금 가입, 웨스턴유니온 해외송금 등도 가능하다.
로손은 매장 내 '로피'(Loppi)라는 단말기를 통해 공연, 스포츠 티켓 발매 서비스도 운영한다. 지브리 미술관 예약 티켓은 독점 발급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들은 고령층을 겨냥한 서비스도 확대하는 추세다. 65세 이상 노인이 편의점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2015년 기준 일본 내 65세 이상 인구는 3342만명으로 15세 미만 어린이의 2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로손은 2015년 간병 상담인이 상주하는 매장을 사이타마현에 처음 열었다. 상품도 성인용 기저귀나 노인들이 선호하는 간식류 위주로 구성했다.
약국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드러그스토어와 합치는 편의점들도 늘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2012년 처음 드러그스토어와 합쳐진 매장을 열면서 현재 50개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말까지 1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편의점도 일본처럼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해 집객효과를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 편의점은 택배 수령, 도시락 배달 등 생활 서비스 위주로 발전하고 있다"며 "1인 가구,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밀착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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