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1시, 2시30분 잇따라 브리핑 예정
그간 국민연금과의 협상 경과, 최종제안서 공개하기로
국민연금 동의여부 16일 오전 중 내릴 듯
정부과 산업은행이 15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안과 관련해 최종 제안서를 국민연금공단에 통보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께 산은과 수은은 이동걸 회장과 최종구 행장 명의로 국민연금에 최종 제안서를 보내고 답신을 기다리는 중이다. 국민연금은 이르면 16일 오전 투자위원회를 열어 산은, 수은의 최종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최종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부와 국책은행은 대우조선 사채권자집회(17~18일)가 끝나는대로 대우조선을 P플랜으로 보낼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14일 밤 산은, 수은에 “대우조선이 파산하더라도 회사채 상환유예분(보유회사채의 50%)을 전액 지급 보증해달라”고 요구했다. 산은과 수은은 이를 일축했다. 이날도 국책은행과 국민연금은 오전까지 계속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6시께 산은, 수은에 또 다시 “법적 근거가 있는 회사채 상환보증을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국민연금의 공문을 받은 산은, 수은은 금융위와 회의를 열어 “더이상 양보할 수 없다”며 최종 제안서를 작성해 국민연금에 전달했다. 금융위와 산은, 수은은 국민연금과의 협상을 계속 하는게 더이상 의미없다고 판단, 국민연금이 최종제안서를 수용하느냐와 관계없이 16일부터 추가 협상은 하지않기로 못박았다.
정부와 산은이 보낸 최종 제안서에는 국민연금이 요구한 지급보증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산은과 수은이 대우조선에 지원하는 신규자금 2조9000억원 중 일부를 회사채 상환에 쓰겠다는 것, 그리고 대우조선을 매년 실사해 현금흐름이 양호하게 나타날 경우 회사채를 조기상환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국민연금은 이같은 최종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이날 밤늦게까지 논의했다. 투자위원회는 이르면 16일 오전 중 열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더이상 국민연금에 제시할 제안은 없다. 이날 보낸 제안이 최종안”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와 산은, 수은은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 관계없이 16일 그간 협상경과와 다른 사채권자들에 제시할 제안내용을 브리핑을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최종구 수은 행장이 16일 오후 1시 브리핑을 갖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오후 2시30분 브리핑을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와 산은, 수은은 15일 오후 국민연금에 보낸 최종제안서를 다른 사채권자들에게도 동등하게 제공할 예정이므로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에 동의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또 국민연금과 채무재조정 협상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요구한 내용을 왜 받아들일 수 없는지, 국민연금에 보낸 최종제안서가 왜 현실적으로 최선의 양보안인지를 설명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지난 14일 오전 “산은과 합의점을 찾았다”고 공식 발표했던 국민연금은 같은 날 밤부터 갑자기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15일에는 “산은의 채무재조정안을 받아들였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는 보도 참고자료를 내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로 대우조선의 운명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국민연금이 반대하면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안은 사채권자 집회 통과가 어렵다. 그럴 경우 대우조선은 곧바로 법정관리로 직행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최손실 트라우마에 빠져 결정장애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와 시중은행, 다른 사채권자, 대우조선 협력사를 농락하는 것도 아니고 하룻 사이에 입장을 바꾸는 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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