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특허기술 빼간 글로벌기업과 전면전"

입력 2017-04-13 20:36
수정 2017-04-14 05:44
고출력 LED 제품 유통한 마우저일렉트로닉스 상대로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에 소송

매년 매출 10% R&D 투자…특허·라이선스 1만2000여개
"지식재산권 침해 적극 대응"


[ 이민하 기자 ]
발광다이오드(LED) 전문업체인 서울반도체가 또다시 글로벌 기업과 특허 전쟁에 나섰다. 지난해 일본 렌즈제조업체 엔플라스와의 소송에서 400만달러 배상 판결을 이끌어낸 데 이어 글로벌 유통업체에도 소송장을 던졌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이미 미국 유럽 중국의 글로벌 조명업체와 전자업체 29개사에 특허침해에 대한 경고장을 보낸 바 있어 추가적인 특허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서울반도체는 13일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에 전자부품 유통기업 마우저일렉트로닉스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허침해 대상 품목은 세계 10위권 LED 기업인 에버라이트의 부품을 쓴 고출력 LED 제품이다. 서울반도체는 특허를 침해한 에버라이트를 압박하기 위해 제품 유통업체인 마우저에 우선 소송을 제기했다.

고출력 LED 특허기술은 LED 칩 표면을 가공해 빛의 밝기 등 효율성을 크게 개선하는 기술이다. 적용 범위도 휴대폰 조명과 자동차 전조등, 옥외용 조명 등 광범위하다. 고출력 LED는 지난해 전체 LED 시장의 약 43%에 해당하는 7조7000억원 규모로 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대만 등과 50여건 모두 승소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말 기준 1만2000여개의 특허 및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매출의 10%가량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 지식재산권도 늘어났다. 고출력 LED 기술과 자동차 LED 전조등 ‘와이캅’, ‘아크리치MJT’, ‘필라멘트’ 기술 등은 서울반도체 보유 특허 중 핵심 기술로 꼽힌다.

보유 특허가 늘어나면서 특허 분쟁도 늘었다. 2003년 대만 에이오티(AOT)를 상대로 한 첫 소송에서 국내 대법원과 대만 법원으로부터 특허침해 판결을 받았다. 2013년에는 일본 엔플라스, 2014년에는 미국 TV 제조업체인 크레이그, 커티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현재까지 50여개 소송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승소했다. 지난해에는 조명전구 제조사 페이트를 포함한 7개 미국 제조사와 레드밴 등 유럽 3개사, 스카이월스 등 중국 15개사, 대만 4개사 등 총 29개 업체에 특허침해 사실을 설명하고 지식재산권을 존중해 달라는 경고장도 전달했다.

◆추가적인 특허소송도 준비 중

서울반도체는 경쟁사들의 핵심 인력 빼가기에도 소송을 불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 모듈형 LED 전조등인 와이캅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한 임원과 연구원이 전직 금지 관련 규정을 어기고 대만 경쟁사로 이직했다. 서울반도체는 대만 업체를 상대로 전직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2일 법원도 서울반도체 손을 들어줬다. 주요 영업비밀과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는 점을 인정해 2년 동안 동종 업체로의 전직을 금지한 약정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이직을 시도한 해당 임원은 대만 경쟁 업체에서 근무할 수 없게 됐다.

서울반도체가 이처럼 강력한 소송전을 불사하는 것은 지식재산권이 존중돼야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의 믿음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고출력 LED 특허 외에 LED 칩·패키지와 관련한 다른 특허도 침해한 것을 확인해 추가적인 특허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특허침해와 인력 유출 시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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