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부활 꿈꾸는 KLPGA투어 'U턴족'

입력 2017-04-13 18:33
미국 LPGA서 뛰던 백규정
시드 반납하고 복귀 '배수진'
김나리·임성아 등도 새 둥지

삼천리투게더오픈 첫날
이승현·김아림 등 공동 선두


[ 이관우 기자 ] 김나리(32·메디힐), 임성아(33), 나다예(30·대방건설)….

13일 경기 용인 88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삼천리투게더오픈에 출전한 ‘베테랑’ 선수들이다. 공통점은 모두 해외 무대에서 뛰다 국내로 복귀한 ‘유턴 골퍼’란 점이다. 이처럼 국내 투어로 활동 무대를 옮기는 여자 프로들이 부쩍 늘고 있다. 올 시즌에만 해외파 9명이 KLPGA 투어를 주무대로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김나리는 2006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진출했다가 지난해 시드전을 치러 올해부터 KLPGA에서 뛴다. 그동안 J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렸지만 지난해 상금 순위 84위로 미끄러지면서 풀 시드(연간 전체 대회 출전권)를 잃은 뒤 국내 투어로 방향을 틀었다.

200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플로리다내추럴채리티챔피언십 우승자인 임성아는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무대 복귀다.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성적 부진으로 2년간 필드를 떠났다가 지난해 시드전을 치러 올해 KLPGA 투어로 돌아온 ‘복귀 재수생’이다. 박주영(27·호반건설)과 이선화(31·다이아몬드클래스 아카데미)도 LPGA에서 뛰다 지난해 국내로 돌아왔고 정연주(25·SBI저축은행)와 나다예는 JLPGA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KLPGA 투어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유턴족의 대선배는 ‘엄마 골퍼’ 홍진주(34·대방건설)와 안시현(33·골든블루)이다. 홍진주는 2007년 LPGA에 진출했다가 2010년 KLPGA 투어로 돌아왔다. 2004년 미국으로 건너갔던 안시현도 2014년부터 4년째 국내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1승씩을 올려 복귀파의 저력을 확인했다.

올해 국내 무대로 복귀한 유턴족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백규정(22·CJ오쇼핑)이다. 조건부 시드가 남아 있지만 아예 시드를 반납하고 KLPGA에 다시 합류했다. 배수진을 친 셈이다. 백규정은 2014년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그동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국내 복귀로 마음을 잡았다. 그는 “낯선 환경에서 2년 동안 버텼지만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며 “친구들도 많고 익숙한 한국으로 돌아와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복귀파가 늘어나는 것은 상금 규모가 커지는 등 KLPGA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게 골프계 분석이다. KLPGA 투어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다. 31개 대회에 총상금이 약 209억원에 달한다. 유럽, 중국 투어와 대회를 공동으로 열고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출전 기회를 주는 등 글로벌 대회 개최도 늘어났다.

이날 1라운드에서 홍진주가 2언더파 공동 11위에 오르는 등 해외파 대다수가 선전을 펼쳤다.

안시현과 박주영, 나다예, 정연주가 1언더파 공동 24위로 상위권 진입 기대를 높인 가운데 백규정이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공동 48위로 공식 복귀 무대 첫 라운드를 마쳤다.

이승현(26·NH투자증권) 김아림(22·하이트진로) 인주연(20·휴온스) 김지현(26·한화) 윤슬아(31·파인테크닉스)가 나란히 4언더파 공동선두에 올라 첫날부터 치열한 선두 다툼을 예고했다.

올해로 3회째인 삼천리투게더오픈은 2015년 전인지(23), 지난해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용인=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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