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 극좌냐, 극우냐…불안한 프랑스 채권

입력 2017-04-12 20:58
수정 2017-04-13 05:07
'극우' 르펜·'극좌' 멜랑숑 선전
누가 되든 유로존 분열 심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급등


[ 이상은 기자 ] 오는 23일 1차 투표를 치르는 프랑스 대통령선거에서 중도파 대신 극우나 극좌 성향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프랑스 국채 가격이 급락했다.

지난 11일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0.91%대에서 연 0.97%대로 급등(가격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의 차이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프랑스 국채를 팔고 독일 국채로 갈아타는 투자자가 많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여론조사업체 Ifos와 피두시알이 공동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극좌’로 분류되는 장 뤽 멜랑숑 후보가 약진해 3위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공화당)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지지율을 얻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공산당의 지지를 받고 있고 ‘라 프랑스 앙수미(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라는 정당을 이끌고 있는 멜랑숑 후보는 마린 르펜(국민전선)과 마찬가지로 유럽연합(EU)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부정적이다.

Ifos·피두시알 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위는 여전히 르펜(24%)과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23%, 앙 마르슈 정당)이었지만 3위 피용(19%)이나 4위 멜랑숑(18.5%)과의 차이는 4~5%포인트로 상당히 좁혀졌다. 멜랑숑의 지지율은 지난달 21일 브누아 아몽 사회당 후보를 제친 뒤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두 차례 TV 토론에서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 주효했다.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었다. 5월7일 치러지는 결선투표에서 르펜과 맞붙을 후보가 보수파 피용이나 중도파 마크롱일 줄 알았는데 극좌파 멜랑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져서다. 르펜과 멜랑숑 모두 자유무역에 반대한다. 이들이 당선되면 EU와 유로존의 분열은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 9일 칸타 소프르가 한 여론조사에서는 르펜과 멜랑숑이 결선에 진출할 경우 멜랑숑이 57%를 얻어 르펜을 누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6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결정에 데인 시장은 프랑스에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샘 힐 RBC 애널리스트는 “반(反)체제 정당이 강력하게 부각되면서 위험자산 투자를 꺼리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