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주, 6월 '신흥시장' 편입
한국 증시서 자금 유출 우려
[ 조진형 기자 ]
이르면 6월부터 중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한국 증시와 같은 등급으로 평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A주 시장이 6월부터 MSCI 신흥시장(EM)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한국 증시는 올해도 MSCI 선진시장(DM) 입성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6월 시장분류 심사 발표에 앞서 글로벌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MSCI는 10조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펀드들의 투자 잣대이자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한국 증시는 1992년 MSCI 신흥시장에 편입된 이후 한걸음도 올라가지 못했다. 2008년 MSCI 선진시장 검토 대상국에 포함되면서 ‘승급’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2014년 ‘선진시장 편입 관찰대상국’ 지위마저 잃었다.
한국이 선진시장 편입에 번번이 실패하는 건 MSCI가 받아들이기 힘든 사안을 이행조건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런던 기준으로 오후 4시(한국시간 밤 12시)에 자유로운 원화 환전이 가능해야 선진시장에 편입될 수 있다는 MSCI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일본이나 호주처럼 원화를 국제화하라는 요구지만 우리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에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A주 시장은 MSCI 신흥시장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MSCI 문을 두드린 지 4년 만이다. 중국 A주는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내국인 거래 전용 주식이다. A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MSCI 신흥시장 지수의 대표성 문제가 불거진 데다 위안화 국제화 노력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MSCI는 중국 A주 편입을 확정하면 올해 5%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100%까지 편입시킨다. 이 경우 MSCI 신흥시장에서 중국 비중이 늘고 한국 비중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자금이 한국을 떠나게 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중국 A주가 5% 편입되면 한국에서 1조원, 100% 편입되면 10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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