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행복한 노후, 알파벳으로 살기

입력 2017-04-12 18:38
윤만호 < EY한영회계법인 고문 man-ho.yoon@kr.ey.com >


1950년 인류 평균 수명은 48세였다. 과학과 보건, 의료시스템의 발전은 이를 두 배로 늘렸다. 유엔은 평균 수명이 80세 이상인 나라가 2009년 6곳이었는데 2020년에는 31곳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를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 시대’라고 정의했다. 인류가 50년의 생을 한 번 더 살게 된 것이다.

서울시 ‘50플러스 재단’에서는 50세 이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변화와 활력을 주기 위해 교육과 재취업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배움과 나눔을 위해 동년배와의 커뮤니티 형성 기회도 제공한다. 행복한 인생 2막을 위해 이분들과 나눈 ‘알파벳으로 살기’를 소개해 본다.

A(에이징·젊게 나이 들기). 100세 시대에는 젊게 늙어야 한다. 얼굴 주름을 펴고 성형하는 것만이 젊어지는 게 아니다. 나이 들어도 꿈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어야 젊게 사는 것이다.

B(브랜드·자기 브랜드 만들기). 인생 후반부는 나의 브랜드로 살아야 한다. 자신이 겪은 어려웠던 시간, 아픔, 실패와 성공, 성취가 이야기되고 남들에게 공유돼야 한다. 자신의 이야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진정한 특효약이 될 수 있다.

C(캐시플로·현금흐름 확보). 인생 2막에는 일정한 현금 수입이 훨씬 중요하다. 젊은이는 물론 중장년층도 노후를 위해 현재 소득을 연금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캐나다 등에선 맞벌이 부부 수입의 4분의 1 이상이 은퇴 후 현금 확보를 위한 연금으로 들어간다.

D(디지털·디지털 경쟁력). 세상은 디지털 시대다. 웨어러블 기기를 몸에 차고 3차원(3D) 프린터로 생활용품을 만들고 자율주행차로 이동하게 된다. 은행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PC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이런 추세에 빨리 적응할수록 젊고 편리하게 사는 것이다. 디지털 스마트 시니어가 돼야 한다.

E(에버그린·평생 현역). 우리 조상들이 그러했듯 살아있을 때까지는 평생 일해야 한다. 100세 시대에 은퇴란 없다. 하던 일을 바꿀 뿐이다. 나이와 건강에 맞게 일거리를 찾아 평생 일해야 건강하고 행복하다. 귀농해 자급자족의 삶을 꾸리는 것도 귀한 현역의 삶이다.

포유동물 가운데 수명이 100년 이상인 것은 북극고래, 그린란드 상어, 바다거북 등이 꼽힌다. 모두 깊은 바다나 추운 지방에 살고 천천히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우리 인간도 100세 시대를 맞아 슬로 라이프로 평생 일하고 나누며 치유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윤만호 < EY한영회계법인 고문 man-ho.yoon@kr.e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