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끌어내린 유나이티드 항공…과거에도 장애인·성차별 논란

입력 2017-04-12 13:54

여객기에서 승객을 강제로 끌어낸 유나이티드 항공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항공사가 과거 장애인·성차별 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 9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여객기에 자사 승무원 4명을 태우기 위해 이미 탑승한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렸다.

항공사 측은 처음에는 탑승한 승객들에게 자발적 양보를 부탁했으나 자원자가 없자 임의로 승객 4명을 골라 내리게 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계 의사 데이비드 다오(69)는 여객기에서 내릴 수 없다고 버텼고 항공사 측은 그의 양팔을 붙잡고 좌석에서 억지로 끌어내 승객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동영상으로 포착돼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피해자가 아시아계였다는 점에서 인종 차별 논란도 불거졌다. 항공사에 대한 불매운동 등으로 유나이티드 항공의 주가는 급락했다.

앞서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 2015년 10월 여객기에서 내리는 뇌성마비 장애인에게 휠체어를 제공하지 않아 승객이 비행기 통로 바닥을 기어서 나가게 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당시 탑승객은 다른 승객들이 모두 내릴때까지 기다렸다가 승무원에게 휠체어를 가져다달라고 요청했지만 승무원들은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휠체어를 제공하지 않았다.

결국 승객은 통로 바닥을 기어서 나갔으며 비행기 출입구 밖에 놓여있던 휠체어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같은해 5월에는 무슬림 승객에게 "콜라도 무기가 된다"며 탄산음료 제공을 거부해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여객기에 탑승한 한 무슬림 여성은 승무원이 따주는 콜라의 위생상태를 문제삼아 따지 않은 콜라 캔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승무원은 이를 거부했고 항의하는 승객에게 "비행기에서 따지 않은 음료수 캔은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항공사 측이 여성 탑승객에게만 복장검열을 해 성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 2016년 3월 레깅스를 입은 여성 승객이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을 거부하며 "옷을 갈아입거나 드레스를 입지 않으면 탑승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날 탑승을 제지당한 여성 승객 중에는 10살 짜리 어린 아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는 여성들에게 특정 복장을 강요한 것과는 달리 남성의 경우 반바지를 입어도 제지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항공사가 여성에게만 복장 검열을 했다는 여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 외에도 지난 2013년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 스튜어드들이 3명의 희생자를 낸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를 조롱하는 듯한 분장을 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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