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비주력 사업 정리해 '군살 빼는' 기업들

입력 2017-04-11 19:42
수정 2017-04-13 10:10
쌍용양회·한화첨단소재·성신양회·천재교육

천재교육, 이러닝 부문 매각 추진
사조동아원, 미국 양조장 처분키로

선제적 구조조정 통해 재무구조 개선 움직임 확산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11일 오전 4시16분

쌍용양회 한화첨단소재 성신양회 천재교육 등이 비주력 사업을 줄줄이 정리한다. 손실을 내거나 본업과 동떨어진 사업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다.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업 구조개편을 거울삼아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육업체인 천재교육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러닝(e-learning) 사업 부문을 천재교과서에 250억원에 처분했다. 천재교과서는 최용준 회장 등 천재교육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확보한 회사다. 이러닝이란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이뤄지는 학습을 말한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교육 동영상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닝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422억원, 영업손실 122억원을 냈다. 지난해 말 총 자산 규모는 247억원이다.

한화첨단소재도 산화인듐주석(ITO) 필름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ITO 필름은 산업용 플라스틱과 스마트폰 터치스크린 소재로 쓰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과 태양광 소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첨단소재의 ITO 사업은 2015년 77억원, 지난해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조그룹 계열사 사조동아원은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지역에서 포도밭과 와인 양조장을 운영하는 자회사 코도를 팔 방침이다. 코도는 지난해 매출 260억원에 3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573억원이다. 사조동아원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제분사업과 거리가 먼 사업을 줄줄이 정리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550.3%다. 지난달 31일에는 사료업체인 에이앤에프펫(ANF PET) 지분 93.23%를 이희상 한국제분 회장 측에 127억원을 받고 팔았다.

시멘트업체인 쌍용양회와 성신양회도 각각 자회사와 일부 사업장 매각에 나섰다. 쌍용양회는 올 1월 유류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쌍용에너텍 매각에 착수했다. 쌍용에너텍은 에쓰오일에서 석유제품을 사들여 주유소 등에 재판매하면서 중간 유통 마진을 올리고 있다. 올초 기준 자본총계는 212억원이다. 수도권과 대전, 베트남 등 5곳의 레미콘사업장을 운영하는 성신양회도 일부 사업장을 팔 예정이다.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금조달 여건이 팍팍해지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된 데다 대우조선해양 회사채가 휴짓조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자 자금조달 시장도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대선을 앞두고 기업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기업들의 의지도 읽힌다”고 설명했다.

비주력자산을 처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기업 움직임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37곳(자본잠식회사 제외)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12.73%로 전년 대비 5.21%포인트 하락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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