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10일 경남도지사 퇴임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세상을 반드시 놀라게 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에서 진행된 제35대·제36대 홍준표 도지사 퇴임식에서 '3년 동안 날지 않고 울지도 않았던 새가 한 번 날면 천지를 진동 시킨다'는 불비불명(不飛不鳴) 고사를 인용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30일 동안 백두산 호랑이처럼 세상을 향해 포효해 보겠다"며 "강력하고 새로운 우파 정부를 만들어서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세상에 증명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공직자 사퇴 시한인 9일 밤11시57분에 사퇴하면서 보궐선거를 무산시킨 '꼼수 사퇴' 논란에 대해서는 "퇴임식을 조금 빨리 했다면 선거 운동엔 큰 도움이 됐겠지만 보궐선거를 하면 기초단체장 등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한 연쇄사퇴가 불가피했다"며 "300억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도민들은 검증도 못하고 도지사, 시장군수를 뽑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도정은 이제 다 세팅됐다. 권한대행 체제로 가도 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내년 6월에 새 도지사를 뽑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퇴임사 도중 감정이 복받쳐 말을 멈추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4년 4개월 동안 지사하면서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지사를 했으면 고향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없었을 것이고 편하게 지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내부 개혁을 하다 보니 반대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고, 또 다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라 그 사람들에게 좀 상처를 준 것도 있다"며 "처음 내려올 때는 고향이라 좀 편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지난 4년 4개월 동안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주의료원, 민주노총, 무상급식 파동 때 전교조와 싸웠던 것이 제일 어려웠다"며 "공무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참 잘 따라줬고, 그래서 참 고맙다"고 밝혔다.
한편 홍 후보의 '심야 사퇴'에 반발하는 일부 시민들은 경남도청을 나가는 홍 후보의 차량에 소금을 뿌리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소금을 뿌린) 그분들은 민주노총 사람들이다. 4년여 내내 싸웠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