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주얼리, 디올 파인 주얼리
수줍은 꽃봉오리와 활짝 핀 장미 넝쿨…다이아몬드 수놓아
파리 귀족들의 무도회에 어울릴 화려한 보석 디자인
[ 민지혜 기자 ]
화려하게 반짝이는 주얼리로 우아함까지 표현할 수 있다면, 남성이 선호하는 단아한 이미지와 여성이 좋아하는 화려한 디자인을 접목할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여성스러움의 대명사로 불리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DIOR)은 파인 주얼리 컬렉션을 내놓을 때마다 이런 고민을 한다. 파리 귀족이 착용하던 고혹적인 목걸이,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올릴 때 살짝 보이는 화려한 귀걸이, 손끝에 시선을 머물게 하는 고상한 반지 등을 이용해 단아함과 화려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어한다.
1998년부터 디올에서 커스텀 주얼리 디자이너를 맡은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 아트디렉터는 이런 주얼리를 꿈꿨다. 9세기 프로방스 지방 백작 집안의 후예인 카스텔란 아트디렉터는 파리 귀족사회에서 성장했다. 화려한 의상과 주얼리를 같이 쓸 줄 알았던 할머니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동경, 그 이미지를 품고 자란 카스텔란은 다섯 살 때부터 할머니와 어머니의 참(charm) 팔찌를 분해했다. 참 장식을 엮어 귀걸이를 만드는가 하면 열두 살 때는 십자가 목걸이를 녹여 반지를 제작하기도 했다.
1998년 카스텔란 아트디렉터가 합류해 제작한 디올의 첫 주얼리 컬렉션은 당시 보수적인 프랑스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큼지막하면서 화려한 주얼리는 물론 작은 사이즈의 우아한 제품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이 닿은 주얼리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달콤한 사탕과 같은 은은한 파스텔 색과 원색을 사용하는가 하면 오닉스 코럴과 새틴, 벨벳을 함께 썼다. 이듬해 내놓은 ‘밀리 라 포레 컬렉션’은 디올의 시골 정원을 재현한 주얼리였다. 산호색 체리와 에메랄드색 잎사귀 사이로 벌들이 노니는 모습을 담았다. 리본, 코르셋, 깃털, 레이스, 골드 실을 사용한 패션 아이템과 잘 어울리는 주얼리였다. 디올의 드레스, 파리 귀족사회의 무도회에 적합한 주얼리를 구현해낸 것이다.
디올 주얼리 컬렉션의 핵심 소재는 장미다. 자유롭고 평온한 초원과 조화를 이루는 꽃다발 형태나 골드 링에 다이아몬드를 덮어 장미 형상으로 만드는 식이다. ‘로즈 디올 바가텔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화이트골드와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를 사용했고 장미와 장미 잎사귀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로맨틱하게 활짝 핀 장미, 수줍게 덜 핀 꽃봉오리를 주얼리로 제작했다. 반짝이는 빛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난도의 세팅 기술(투 그레인)을 사용한 점도 특징이다.
‘로즈 디올 프리 카텔란 컬렉션’은 장미의 풍성한 볼륨감을 강조했다. 반지는 장미 넝쿨을 형상화했다. 장미꽃 부케를 연상시키는 ‘디올레트 컬렉션’, 곡선과 볼륨감을 살린 ‘아쉬 디올 컬렉션’도 디올을 대표하는 주얼리다. 직선과 곡선, 장식과 색상에 건축적 요소를 도입한 점도 눈에 띈다. 우아한 라인의 디올 드레스에 꼭 어울린다는 게 공통점이다. 이번에 국내 들어온 디올 파인 주얼리는 서울 청담동 디올 플래그십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디올 매장인 이곳은 2015년 문을 열었다. 디올은 롯데백화점 본점의 디올 매장에서도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주얼리 특별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