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조건부로…430억달러 M&A 상반기 마무리
[ 임근호 기자 ]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5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켐차이나(중국화공)의 스위스 종자회사 신젠타 인수를 승인했다. 이로써 작년 2월 시작된 양사의 인수합병(M&A) 절차는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거래는 인수 금액이 430억달러(약 48조원)에 이른다. 중국 기업의 해외 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에서 “켐차이나가 경쟁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의미 있는 제안을 해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켐차이나가 자회사 아다마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인수를 승인했다. 켐차이나는 2011년 이스라엘 농약업체 아다마를 인수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번 합병은 환경운동가와 농민들이 우려하는 농화학 분야 업체 간 새로운 판짜기의 일환이다. EU는 지난주 미국 농화학 분야 공룡기업인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1300억달러 규모 합병을 승인했다. 독일 바이엘과 미국 몬산토의 660억달러 규모 합병에 대해서도 곧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세 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세계 농화학 시장은 다우케미칼, 바이엘, 켐차이나 3사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앞서 4일 미 연방무역위원회(FTC)는 켐차이나가 아다마의 세 가지 살충제 사업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신젠타 인수를 승인했다.
세계 농약 시장 1위, 종자 시장 3위인 신젠타는 지난해 2월 켐차이나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다. 켐차이나는 신젠타 인수로 단숨에 업계 선두권으로 올라서게 됐다. 신젠타는 유전자변형식품(GMO) 등 종자 개량 기술도 갖고 있어 중국의 농업 생산성을 올리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