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3대 키워드
(1) 반도체 - D램·낸드 가격 계속 오름세
(2) 갤럭시S8 - 1년간 5000만대 이상 팔릴 듯
(3) OLED - 애플·중국 주문 몰려 대박 예감
[ 김현석/안정락 기자 ]
“몇 달 새 메모리 반도체값이 두 배나 올랐어요. 제품을 팔아도 남는 게 없습니다.” 정보기술(IT) 기기를 만드는 전자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기자를 만나 던진 푸념이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값은 작년 하반기부터 어디가 천장인지를 모를 정도로 계속 오르고 있다. 여기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이 오는 21일부터 등판한다. 중국 업체들이 졸라도 ‘없어서 못 팔던’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도 이달부터 증산이 시작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2분기 영업이익 13조원, 올해 연간으로는 50조원 달성 예상이 힘을 받는 이유다.
◆만발하는 기대감
7일 공개될 삼성전자 1분기 실적도 비수기치고는 깜짝 놀랄 만한 수준이다. 업계는 9조원 중후반대로 예상한다. 2015년 1분기 6조원, 작년 1분기 6조7000억원에 비하면 얼마나 좋은 실적인지 알 수 있다.
일차적으로 메모리 ‘슈퍼 호황’ 덕분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말 D램(DDR4 4Gb 512Mx8, 2133MHz) 고정거래 가격은 1.94달러였지만 3월 말에는 2.75달러를 형성하고 있다. 낸드플래시(64Gb 8Gx8 MLC)도 같은 기간 2.72달러에서 3.56달러로 올랐다.
삼성전자는 이런 메모리 시장의 초강자다. D램 점유율 48%,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36%에 달한다. 특히 값비싼 18나노미터(㎚) D램, 48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등을 사실상 홀로 생산해 팔고 있다. 2분기에 반도체 사업에서만 8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는 배경이다.
7일 예약 판매를 시작하는 갤럭시S8도 2분기 실적을 강하게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5.8인치 화면의 갤럭시S8과 6.2인치 화면의 갤럭시S8플러스가 전작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량 4900만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도 “(갤럭시S8 판매량이) 전작보다는 좋지 않겠느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갤럭시S8은 이달 21일 한국, 미국, 캐나다를 시작으로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이달 안으로 1300만대가 글로벌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8 시리즈는 갤럭시S7 시리즈에 비해 이익률도 좋을 전망이다. 엣지(곡면) 디스플레이의 값이 작년보다 낮아져서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스마트폰 사업에서 2분기 3조원대 후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QLED TV, 패밀리허브 2.0 냉장고 등 가전과 TV 신제품도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어디까지 달려갈까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초부터 15조원을 투입해 충남 아산에 OLED 생산라인 일곱 개를 한꺼번에 증설해 왔다. 애플이 오는 9월 출시될 아이폰8용으로 연간 7000만대 규모의 OLED 패널 공급을 요청해서다. 삼성에 이어 애플까지 OLED 패널을 탑재키로 하자 중국 업체들도 작년부터 “패널을 달라”며 길게 줄을 섰다.
이렇게 밀린 수요가 이달부터 본격 해소된다. 증설 일곱 개 라인 중 한 개 라인이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를 포함해 2분기 두 개, 3분기 두 개, 4분기 두 개, 내년 1분기 한 개가 생산을 시작한다. 특히 3분기엔 애플 아이폰용 패널 공급이 이뤄지면서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상당한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슈퍼 호황에 디스플레이까지 힘을 보태는 것이다.
게다가 3, 4분기는 IT 성수기다. 갤럭시S8 시리즈에 QLED TV, 프리미엄 가전 판매까지 가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15조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메모리값만 유지되면 올해 적어도 45조원, 많으면 50조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석/안정락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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