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임원들이 본 K뱅크
365일·24시 영업 최고 강점, 초반 상품구성은 다소 미흡
우리은행 "음성인식으로 대응"
신한은행 "외국인 서비스도 준비"
[ 김은정 / 서욱진 기자 ]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의 초반 돌풍이 거세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가입자 6만명을 돌파했다. 시중은행들은 “개점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내심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K뱅크 이용자 반응을 꼼꼼히 파악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4일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디지털·핀테크(금융+기술) 담당 임원에게 K뱅크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들은 결과 공통적으로 365일, 24시간 영업 서비스에 높은 점수를 줬다.
K뱅크를 통해 출근 전 새벽 4시에라도 대출 상품에 가입한 뒤 집 근처 GS25 편의점에서 쉽게 현금을 찾을 수 있는 등 편의성이 커서다. 서현주 신한은행 영업기획그룹 부행장은 “젊은 세대가 K뱅크 가입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간편신용대출 금리가 연 5.5%에 달하는 등 상품 경쟁력이 생각보다는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조재현 우리은행 스마트금융그룹 부행장은 “출시 초반 상품 구성은 다소 미흡한 것 같지만 이용자 반응을 즉각적으로 반영해 신속하게 재구성할 수 있는 순발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이용 편의성으로 K뱅크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 같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온라인·오프라인 결합을 앞세운 시중은행과의 서비스 경쟁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들은 K뱅크 돌풍이 디지털 금융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 않은 만 14세 이상 미성년자도 모바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한 데 이어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비(非)대면 실명 확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25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는 등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동환 국민은행 상무는 “기술 도입 자체보다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대로 전달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선보인 모바일브랜치(지점)를 인터넷은행의 ‘대항마’로 삼기로 했다. 모바일브랜치는 특정 영업점 업무를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 부행장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제휴해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치킨 피자 등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달 상대방 전화번호만 알면 음성명령으로 이체가 가능한 인공지능(AI) 뱅킹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에서는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로 메인 페이지를 구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은정/서욱진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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