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사실상 대선후보 안철수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 결과가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2일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의 4월 정례 여론조사에서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 등을 전제로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중 누구를 지지할지를 물은 결과 안 전 대표(43.6%)가 문 전 대표(36.4%)를 오차범위(±3.1%) 구간 밖에서 앞서는 걸로 나왔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 50대(57.7%), 60세 이상(64.1%), 광주·전라(55.7%), 보수층(68.6%), 중도층(45.0%) 등에서 모두 이겼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문 전 대표 측은 이번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며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문 전 대표 캠프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안 맞대결이 이뤄지려면 다른 후보 간 단일화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양자 구도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론조사의 기본인 무선전화 조사는 아예 없었고, 유선전화와 인터넷의 4 대 6 비율로 단 하루 동안 여론조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측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은 4일 CBS라디오와 SBS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문 후보와 안 전 대표의 양자구도와 관련해 “국민의당이 안 전 대표를 띄워주려고 지금 질소를 과자봉지에 집어넣고 있다”며 "봉지를 뜯으면 질소는 날아갈 것”이라고 비꼬았다.
안철수 측 또한 "자기들에게 불리한 여론조사라고 '상식적이지 않다'며 선관위에 조사 의뢰하는 행위는 상식적이냐"며 맞받아쳤다.
김기옥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국민이 만들어 가고 있는 양자구도는 기정사실"이라면서 "자기들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상식적이지 않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여론조사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불과 10개월 전 문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양자대결 승리를 대승으로 홍보했다"면서 "대세론일 때는 여론조사를 과학적이라고 맹신했다가 무너지자 언론 탓, 여론조사 탓하는 게 패권이고 오만"이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