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볼 잡으려다 '관절 아웃'…"스트레칭 해야 건강도 스트라이크!"

입력 2017-04-01 03:05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프로야구 개막…내 몸 챙기는 관전법

야구경기 평균 3시간25분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에 무리, 응원 율동이나 가벼운 체조를

4월 여전히 일교차 커
혈관 수축으로 근육 긴장돼 파울볼 잡으려다 낙상 사고도


[ 이지현 기자 ] 2017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개막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관중은 총 833만9577명으로 800만명 시대를 열었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기장을 찾아 야구를 보거나 직접 야구를 하는 사람도 늘었다. 야구를 즐기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야구 관련 부상을 입는 사람도 많다. 장시간 앉아서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허리나 어깨 등의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관중석으로 날아오는 파울볼을 잡으려다 부상을 입기도 한다. 직접 야구를 할 때는 더욱 부상 위험이 크다. 공을 던지거나 방망이로 맞추기 위해서는 팔과 어깨에 순간적으로 힘을 줘야 해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하다가는 다칠 수 있다. 건강하게 야구를 즐기기 위한 관전방법과 야구할 때 주의할 점을 알아봤다.


◆담요 챙기고 과음은 삼가야

지난해 프로야구 구단별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25분 정도다. 야구장에 가서 경기를 보며 끝까지 자리를 지키려면 3시간 이상 앉아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야구를 잘 보기 위해 목을 쭉 빼거나 엉덩이를 의자 끝에 걸치고 관람하는 사람도 많다. 이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허리, 목, 어깨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척추학의 대가로 불리는 스웨덴의 앨프 나켐슨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앉아 있으면 일어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40% 정도 큰 압력이 가해진다. 장시간 압박을 받으면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에 염증이 생겨 요통이나 경추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야구를 관람할 때는 수시로 일어나 몸을 풀고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다. 계속 고정된 자세로 앉아있는 것보다 이닝 교체 시간을 활용해 가벼운 체조 등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 응원단장이나 치어리더의 율동을 가볍게 따라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프로야구 평일 경기는 저녁에 시작해 밤에 끝난다. 정규시즌이 시작하는 3~4월에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근육통이 생길 위험도 높아진다. 추운 날씨는 신체 혈관을 좁아지게 하고 근육을 수축시킨다. 이 때문에 근육 긴장도가 높아지면 요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야구장을 찾는 성인들은 맥주 등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 많다. 알코올은 디스크 수분과 단백질 공급을 방해한다. 목 건강도 해칠 수 있다. 맥주를 마시면 성대 등이 건조해지는데 응원하느라 소리를 지르면 목이 쉬는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과음은 피해야 한다. 틈틈이 물을 마시는 것은 도움된다.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장은 “추운 날씨에 야구장에서 오랜 시간 앉아서 과음하게 되면 가뜩이나 수축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질 수 있다”며 “담요와 가벼운 옷을 여분으로 준비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과음을 피하면서 야구를 즐기는 게 좋다”고 했다.


◆파울볼 욕심은 금물

야구장에서 매년 다치는 관객은 400~500명에 달한다. 부상자 95%는 파울볼 때문에 다친다. 미국의 파울볼즈닷컴은 한 시즌 동안 관중석으로 날아오는 파울볼이 5만3000~7만3000개라고 분석했다. 경기당 최대 30개의 파울볼이 관중석을 향한다는 의미다.

파울볼은 상황에 따라 1t이 넘는 반발력과 시속 200㎞에 육박하는 속도로 날아온다. 경기 중 스마트폰을 보거나 응원에 정신이 팔려 공에 신경쓰지 못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야구장 마케팅이 늘면서 경기를 제대로 보지 않다가 파울볼에 맞는 사례도 생길 수 있다. 무리하게 파울볼을 잡으려고 뛰어든 사람들 틈에서 시야를 잃어버려 날아오는 공에 무방비로 맞는 사고도 있다.

파울볼을 잡으려고 열성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낙상 위험도 커진다. 어디로 날아올지 모르는 타구를 좁은 공간에서 무리하게 잡으려다 보면 넘어져 다치기 쉽다. 파울볼 사고를 줄이려면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중에는 절대 타구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공이 근처로 날아온다면 무리하게 잡으려 하지 말고 일단 피해야 한다.


◆스크린 야구장도 준비운동 필수

최근에는 야구를 보는 것뿐 아니라 직접 즐기는 사람도 많다. 사회인 야구는 프로야구와 달리 선수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한 투수가 한 경기를 모두 책임지거나 매주 연투를 하는 일도 있다. 한 선수가 무리한 투구를 계속 하면 어깨나 허리에 부상이 생길 수 있다. 투수의 투구 동작은 와인드업 후 피칭까지 3가지 단계로 나뉘는데 허리와 어깨 등의 힘을 최대한으로 사용한다. 투구동작을 무리하게 반복하면 어깨 인대가 늘어나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김병호 동탄시티병원장은 “투구 후 뻐근한 느낌이 2~3일 지속되는데 이후에도 통증이 있으면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단순 근육통으로 방치하면 회전근개 파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야구를 한 뒤 어깨에 통증이 있으면 얼음 찜질이 도움된다”고 덧붙였다.

스크린 야구장에서 야구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한 카드사가 심야시간 카드이용 실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밤 시간대 레저활동을 한 사람 중 스크린 야구장을 찾은 사람이 절반 이상(52%)으로 가장 많았다. 스크린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스크린 야구도 스포츠다. 충분한 준비운동과 안전장비 없이 즐기다 보면 부상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스크린 야구는 정해진 타석에서 발판을 밟으면 10m 거리에서 100㎞에 달하는 속도로 공이 날아온다. 발판을 잘못 밟았다가 고속으로 날아오는 공에 타박상이나 관절부상을 입을 수 있다. 반복적인 스윙자세로 척추에 순간압력이 높아질 수 있고 어깨와 손목에도 무리가 갈 가능성이 있다. 김상돈 원장은 “스크린 골프나 야구는 편측운동인 데다 순간적으로 힘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에 주변 근육 관절 인대에 손상이 생기기 쉽다”며 “한쪽 허리근육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신체균형이 깨지기 쉽기 때문에 마무리운동으로 반대 쪽 스윙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장, 김병호 동탄시티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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