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분기 최대 실적] 반도체·철강·화학 '쌩쌩'…상장사 3곳 중 2곳 영업이익 늘었다

입력 2017-03-30 17:27
수출 증가세로 매출·이익 동반상승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 사상최대 170조 전망"
정국불안·사드 악재 해소 땐 내수주도 '합류'


[ 윤정현/최만수 기자 ]
올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실적 호조는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에서 확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수출주가 큰 폭의 수혜를 입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전기·전자, 건설 및 철강, 화학 등 지난 몇 년간 중국과의 경쟁 격화 등으로 고전하던 경기 민감업종 실적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 유가증권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151조원 추정)보다 20조원가량 늘어난 17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출 호조에 커지는 실적 기대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 코스닥시장 상장사 345곳 중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규모가 늘어날 곳으로 예상되는 회사는 230곳에 달했다. 세 곳 중 두 곳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상장사도 19곳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실적 규모뿐만 아니라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 5년간 연초 실적추정치 흐름은 ‘부진한 4분기 실적 발표→1분기 추정치 하향 조정’이 반복됐지만 올해는 반대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상장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석 달 전보다 6.3%, 한 달 전보다 1.6% 늘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계속 높아지는 현상은 코스피지수가 한 단계 도약한 2005년과 2010년 이후 처음”이라며 “올해 유가증권 상장사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수출 호조세가 3월에도 지속되면서 실적 기대를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해까지 기업 실적은 매출이 거의 정체된 상황에서 이익만 조금 늘어나는 구조였다. 하지만 올해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교역량 증가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이익 상승폭도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8% 늘었다. 지난해 11월 2.3% 증가하면서 오름세로 돌아선 이후 매월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IT가 끌고 철강, 화학이 밀고

업종별로는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76.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 전기·전자 업종이 가장 돋보였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독보적인 수익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의 상승세도 만만찮다. 지난해 1분기 고작 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LG이노텍은 올 1분기에 661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조사됐다. LG디스플레이(2017.1%) SK하이닉스(283.7%) 일진머티리얼즈(78.6%) 등도 눈부신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GS건설(133.5%) 대우건설(108.7%)이 이끈 건설(21.7%), 포스코(28.7%) 현대제철(24.3%)이 포함된 철강 및 금속(18.0%)과 롯데케미칼(76.1%) 이수화학(52.4%) LG화학(41.8%)이 포진한 화학(12.3%)업종의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화학 건설 등의 업종은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까지 동시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을 비롯한 내수업종도 정치적 불확실성,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 등으로 지난해 바닥을 찍은 만큼 올해는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심리지수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사드 영향의 기저효과와 5월 대통령선거 이후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확연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최만수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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