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제약주가 지난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이후 반년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은 안정적 실적을 내는 '공무원 스타일'의 제약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분석이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30일 "제약업종 주가에 반영돼 왔던 신약후보물질 가치에 대한 할증 요인이 사라졌다"며 "가시적인 연구개발의 성과가 나올 때까지 제약업종의 주가는 신약후보물질보다 실적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2015년에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한미약품은 2015년 3월 일라이릴리를 시작으로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와 연이어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2015년 한미약품이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의 총 규모는 7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신약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고, 신약개발업체들의 주가에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
그러나 2016년 9월부터 한미약품의 베링거인겔하임 기술수출 계약 해지, 녹십자와 유한양행의 임상 중단 등 신약개발 관련 악재가 쏟아졌다. 신약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을 확인하면서 제약주 주가에 반영됐던 기대감도 사라져간 것이다.
제약주의 조정이 길어지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크게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올 상반기에는 나올 수 있는 큰 연구개발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또 연구개발 비용의 증가로 제약사들의 수익성이 정체되는 구간에 있다.
엄 연구원은 "국내 제약업종의 반전 신호가 단기간에 나올 수는 없다"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이라고 했다.
신약개발을 '사업가'에 비유한다면, 현 상황에서는 실적으로 대변되는 '공무원'형 제약사에 관심을 가질 때라는 것이다.
전년 대비 실적개선폭이 크고 이익 안정성이 높은 유한양행 종근당 대웅제약 등을 상반기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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