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포트 - 국산화 앞둔 수술로봇
미래컴퍼니 '레보아이' 임상 마쳐…큐렉소·고영테크놀로지도 곧 출격
미국 수술로봇 '다빈치'에 도전장 "국산화되면 환자 부담 줄어"
[ 김근희 기자 ] 수술로봇 국산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미래컴퍼니는 수술로봇 절대강자인 다빈치에 대적할 만한 수술로봇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마쳤다. 큐렉소는 현대중공업의 의료용로봇 사업부를 인수해 연구개발(R&D) 강화와 제품 다양화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국산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로봇수술에 대한 환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수요가 커지면서 미래 먹거리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수술로봇 개발 속도
복강경 수술로봇인 미래컴퍼니의 레보아이는 최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시험을 마쳤다. 레보아이는 환자의 몸에 작은 구멍을 뚫어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 팔을 집어넣고 담낭(쓸개)이나 전립샘을 절제하는 수술장비다. 주로 전립샘암, 갑상샘암 수술에 많이 쓰인다. 수술로봇 가운데 이런 질환을 치료하는 로봇은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밖에 없다. 레보아이가 다빈치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한국야쿠르트 자회사 큐렉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공관절 수술로봇 신제품 티솔루션원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현대중공업의 의료용로봇 사업부를 인수해 보행재활로봇 등으로 사업군을 넓혔다. 고영테크놀로지도 식약처로부터 3차원(3D) 뇌수술로봇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아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수술로봇 개발에 뛰어든 지 10년 안팎이 지나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빠르게 커지는 수술로봇 시장
수술로봇은 주로 최소침습수술, 뇌수술, 척추수술, 인공관절수술 등 고도의 정밀성이 필요한 수술에 사용된다.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최소침습수술에 많이 쓰인다. 로봇수술은 최소 부위만 절개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감염 가능성도 낮아 환자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는 세계 수술로봇 시장이 2013년 20억달러에서 2018년 33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 규모는 300억원 안팎이다. 세계 수술로봇 시장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다빈치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8%에 달한다.
국내에는 2005년 로봇수술이 첫 도입된 이후 전립샘암, 갑상샘암, 직장암, 위암, 신장암, 부인과 질환, 정형외과 질환 등으로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 전립샘암과 갑상샘암 로봇수술을 하는 국내 47개 병원은 모두 다빈치를 쓴다. 무릎 관절과 뼈를 깎는 인공관절수술에서는 큐렉소 제품 등이 쓰인다.
◆여전히 높은 환자 부담
로봇수술은 비급여 항목이어서 비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다빈치 로봇의 갑상샘암 수술 비용은 평균 653만~992만원, 전립샘암은 727만~1122만원이다. 일반 수술비에 비해 여섯 배 이상 높다. 수술로봇 가격이 워낙 비싼 데다 유지비도 만만찮아서다. 다빈치 대당 가격은 25억~30억원 안팎이다. 연간 유지비만 2억~3억원이 든다. 로봇 팔 등 소모품도 따로 구입해야 한다.
의료계는 수술로봇 국산화 시대가 본격화하면 로봇수술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수술로봇 국산화가 이뤄지면 로봇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며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면 로봇수술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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