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배송, 로봇으로 재고관리…책 유통혁신 도전"

입력 2017-03-29 18:06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새 사령탑 김석환 대표

모바일 교육 콘텐츠 만들어 동남아·중국 시장에 수출
전자책 단말기에도 지속 투자


[ 양병훈 기자 ] “로봇 제작업체와 협력해 드론(무인항공기)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법규 정비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1~2년 뒤에는 드론 배송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물류센터에 로봇을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김석환 예스24 신임 대표(43)는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동 예스24 사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17일 예스24 이사회에서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오프라인 중고책 매장에 로봇을 배치해 재고를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소비자에게 책을 추천해주는 시스템도 구상하고 있다”며 “첨단 기술을 통한 혁신이 예스24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정보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예스24에서 디지털 관련 사업을 맡아왔다. 앞으로도 김기호 기존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디지털 부문의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그는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의류 제작·유통 기업인 한세실업과 동아출판 등이 한세예스24홀딩스의 계열사다.

김 대표는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개발하는 일에 적극 뛰어들 방침이다. 우선 추진할 사업은 해외 콘텐츠 시장 진출이다. 그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시장을 목표로 모바일 기기용 교육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들 국가 언어로 된 모바일 교육 콘텐츠가 아직 제대로 개발돼 있지 않아 적극적으로 투자해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을 위한 교육 콘텐츠 개발 사업은 모바일 기기 개발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등 비서구권 언어를 제대로 표시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가 개발돼 있지 않거든요. 예컨대 아랍어를 바르게 표시할 수 있는 전자책 원천 기술은 세계에서 미쓰비시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스24는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고, 이들 언어를 표시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국내 콘텐츠 시장 개척도 관심거리다. 김 대표는 “국내의 디지털 콘텐츠는 지금까지 오프라인 콘텐츠를 전자화한 것에 불과했다”며 “일본과 중국에는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콘텐츠가 천문학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기기용 콘텐츠는 읽기 편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등 내용 면에서 오프라인 콘텐츠와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일본과 중국의 모바일 파워 콘텐츠를 수입해 국내에서 독점 연재할 예정”이라며 “독자가 소설 등을 직접 써서 등록하면 이 가운데 양질의 작품을 골라 연재토록 하는 오픈연재 시스템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책 크레마를 활용하는 북클럽 서비스도 올해 시작할 예정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교육 콘텐츠를 올려놓고 소비자가 이용료를 내고 구독하도록 하는 거죠. 콘텐츠 시장 개척은 출판사와 계약하는 형태로 추진해 업계와 상생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예스24는 최근 부산에서 세 번째 오프라인 중고책 매장을 내는 등 중고책 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그는 “중고책 사업이 출판시장에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고서점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책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것”이라며 “새 책을 사서 보고 중고로 판 뒤 그 돈으로 다시 새 책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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