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 "유튜브·페이스북 공세 위협적인 수준"

입력 2017-03-29 16:14
수정 2017-03-30 13:27
아프리카TV 생방송 출연해 기업설명
"쿠TV 사태 이후 두 번째 위기…BJ·플랫폼 투자로 극복"



[ 박희진 기자 ] "심각한 위기는 맞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사진)는 29일 아프리카TV를 통해 생방송된 '2016 실적발표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2년 전 쿠TV 사태 이후 두 번째 위기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이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최근 상황에 대한 위기 의식을 나타낸 것이다.

아프리카TV는 2015년 6월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쿠TV의 서비스 시작과 함께 브로드캐스팅자키(BJ)들이 이탈하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쿠TV가 같은해 10월 경영 악화로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선두 업체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4분기에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유튜브와 카카오TV 등 동영상 플랫폼으로 인기 BJ들이 잇따라 둥지를 옮긴 것이다. 페이스북 라이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동영상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것도 위기 요인이다.

서 대표는 "쿠TV 사태를 겪으며 아프리카TV가 더 강해졌듯 이번 위기도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걱정했던 것과 달리 실적도 좋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798억원, 영업이익은 110% 늘어난 16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 동안 매출은 전년 대비 20~30%씩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해 목표 매출성장률도 같은 수준으로 제시했다.

신규 BJ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기존 BJ 이탈에 따른 영향을 완충하고 있다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별풍선(디지털 화폐) 1만개에 도달하는 BJ는 매주 약 500명에 달한다.

다만 그는 순방문자(UV) 감소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아프리카TV의 월 평균 UV는 지난해 12월 약 15% 줄었다.

향후 BJ와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며 UV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BJ에 대한 투자 계획으로는 신입 BJ 육성과 콘텐츠 제작 지원, 다양한 기회 제공 등을 꼽았다.

이용자 시청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도 밝혔다. 화질을 높이고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미래 기술을 플랫폼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아프리카TV는 화질 개선을 위한 서버 투자 등을 포함해 50억~6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서 대표는 "개인방송 시장은 돈을 무조건 많이 넣는다고 해서 그대로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며 "자금만으로는 유투브와 페이스북 등과 경쟁하기 어렵지만, 우리에게는 선두주자로서의 노하우와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트위치TV'나 네이버 '브이'와 같은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은 긍정적으로 봤다. 실시간 동영상 시장 전체를 키우면서도 각각 전문 분야와 경쟁력이 달라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는 평가다.

서 대표는 "트위치는 게임 분야에, 브이는 연예인 개인방송에 특화돼 있어 아프리카TV와는 기본 철학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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