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이코노믹스 조사
수출증가율 5.3%로 4배
기업 브랜드 가치도 영향
[ 박진우 기자 ]
한국이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수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건 글로벌 공급망을 갖춘 대기업과 다양한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3%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12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2만달러를 넘는 국가 중에선 가장 높은 수치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주요 교역 상대국이 겹치고 경쟁 품목이 많은 한국과 대만을 비교해 한국의 수출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양국의 수출경합도는 0.67이다. 수출경합도가 1이면 양국 기업의 수출 품목이 완전히 겹친다는 뜻이다. 2010~2016년 대만 전체 수출액은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한 데다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진 점이 대만과 다르다는 게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평가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대만엔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없다”며 “낮은 인지도와 위탁생산 기업 위주의 ‘불확실한 지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양국이 FTA를 대하는 태도도 달랐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수출의존도가 높은 무역 상대국과 FTA를 체결했다. 2012년 발효된 한·미 FTA에 따라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상품의 평균 관세는 2011년 3.8%에서 지난해 0.4%로 떨어졌다. 작년 한국의 대미 상품수출액은 달러 기준으로 연평균 3.4%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미국, EU 등과 FTA를 맺지 않은 대만의 상품 수출액은 지난해 1.7% 줄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이번 조사에서 제조업 수출 증가율이 높은 필리핀, 인도, 중국의 경우 임금이 낮고 구조 개혁으로 생산성을 높였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쟁국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크고 경제 구조 개혁이 더딘 한국이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