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원인 뒤엎을 실마리 나올까…선체조사 결과 '주목'

입력 2017-03-28 14:22

목포 신항 거치를 앞둔 세월호 선체조사를 통해 기존 사고원인 조사 결과를 뒤엎을 반전의 실마리가 나올지 주목된다.

과적, 부실한 화물 고박, 복원력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결론 난 가운데 인양 후 조사는 기체결함, 외부충격 여부 등 규명에 초점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월호는 1993년 10월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침몰해 292명 사망자를 낸 서해훼리호와 종종 비견된다.

서해훼리호는 인양 중 선체를 묶은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다시 침몰하는 과정을 거쳤음에도 발생 17일 만에 인양됐다. 선체 중량이 110t에 불과했기에 가능했다.

인양 후에는 스크루에 나일론 로프가 감긴 사실이 확인돼 비정상 운항과 침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의 근거가 됐다.

1만t이 넘는 세월호는 수면 위로 올라오는 데만 3년이 걸렸다. 해저에서 오랜 부식을 겪어 선체 보존상태는 서해훼리호와 비교할 수 없다.

3년이 지나 상황은 더 어렵지만 이번 선체조사에서도 서해훼리호 당시와 같은 실마리가 드러날지 관심사로 떠오른다.

세월호 완전 인양 후 사고원인 조사와 관련해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이는 부분 중 하나는 조타기다.

침몰 당시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인양 후 사고원인 조사와 관련해 조타기 결함이 있었는지가 가장 의문을 갖는 부분"이라며 "수사 초기 결함이 있다는 진술이 없었지만, 조타수가 '전타(최대 각도 조타)를 한 뒤 조타기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진술을 한 뒤 언론 등의 관심이 쏠렸다"고 회상했다.

조타수는 재판 과정에서 "배 양옆 날개(프로펠러로 추정)에 뭔가 걸렸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검찰과 1심 재판부는 기체결함보다는 조타실수로 판단했지만 2심과 최종심은 기체결함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범죄사실 중 조타실수에 대한 부분은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이 인용한 항소심 판단에 따르면 조타수가 항해사 지시에 따라 변침(항로변경)을 시도하던 중 조타기의 타각이 실제보다 더 많은 각도의 효과를 내 세월호가 급격하게 오른쪽으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현상은 조타 유압장치에 있는 솔레노이드 밸브 안에 오일 찌꺼기가 끼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밸브 고착 현상으로 타가 우현 최대 타각 위치까지 비정상적으로 작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법원은 2개 프로펠러, 1개 타가 작동하는 '2축 1타' 방식인 세월호에서 우현 쪽 프로펠러가 작동하지 않아 추진력 차이가 생길 수 있는 점 등에도 의문을 품고 조타기나 프로펠러가 정상 작동했는지 규명 필요성을 시사했다.

물 위로 완전히 부상한 세월호의 프로펠러는 외관상으로는 원형을 유지했으며 2개 프로펠러 사이 방향타는 우현 쪽으로 꺾여있었다.

침몰 당시 영상에는 방향타가 중앙 또는 왼쪽으로 향했었다는 주장과 함께 침몰 이후 조류나 외부 압력에 의해 꺾였을 것이라는 추측도 전문가들 사이에는 나온다.

세월호가 크게 변형되지 않은 바닥까지 전체 모습을 드러낸 뒤 잠수함 충돌 등 외부충격설은 사그라지는 모양새지만 온전한 의혹 해소는 출범 예정인 선체조사위원회 몫으로 남았다.

선체조사위원회는 국회가 선출한 5명, 유가족 대표가 선출한 3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본격 활동을앞두고 있다.

미수습자 수색 과정에서 선체 절단이 검토되면서 진실 규명이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 만큼 절단이 추진된다 해도 촬영 등 기록과 보존이 치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대목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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