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볼보 '크로스 컨트리', CUV의 모범답안…"어디든 달린다"

입력 2017-03-26 09:36

[ 박상재 기자 ]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 기본적인 조건을 두루 갖추고 여기에 특별한 매력도 더해야 한다. 볼보자동차는 이러한 요구에 명확한 답을 내놨다. 바로 '크로스 컨트리(사진)'다.

크로스 컨트리를 지난 23일 타봤다. 고속도로와 비포장길 등을 160㎞가량 달렸다. 운전자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해내는 만능 참모를 마주할 수 있었다.

◆ 원하는 길 어디든 달린다

크로스 컨트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을 결합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에 속한다. 태생부터 두 가지 차종을 탐낸 만큼 기대감이 컸다.

운전석에 오르니 전방의 시야가 탁 트여 상쾌하다. A필러(앞문 앞쪽 기둥) 주변까지 막힘이 없어 차량 높이를 SUV처럼 키운 이점을 느낄 수 있다. 크로스 컨트리는 전장과 전폭, 전고가 4940㎜, 1880㎜, 1545㎜다. 다만 길쭉한 보닛은 조금 부담이다.

운전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도로에 들어섰다. 커다란 몸집과 달리 코너를 매끄럽게 돌아나간다. 앞바퀴와 뒷바퀴 윤거를 각각 1652㎜, 1643㎜까지 넓혀 주행 성능을 개선한 덕분이다.

직선 주로에서 통제를 받으면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봤다. 디젤 특유의 경쾌한 가속력이 돋보인다. 계기판을 보니 순식간에 시속 170㎞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체감하는 속도는 훨씬 낮은데, 속도를 올릴수록 느껴지는 묵직함이 안정감을 준다. 풍절음(바람이 차를 긁고 가는 소음)은 130㎞ 부근에서 나기 시작해 점차 커진다.

이후 구간에선 더디지만 속도계 바늘을 220㎞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탄탄한 차량 하체와 기본기는 듬직하다. 크로스 컨트리는 2.0L 4기통 트윈터보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이는 4륜 구동 시스템과 맞물려 최고 출력 235마력, 최대 토크 48.9㎏·m의 힘을 발휘한다.

비포장도로에 들어서면서 오프로드 주행모드를 선택했다. 속도보다 엔진 회전수(rpm)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토크를 뿜어낸다. 뿌연 흙먼지와 커다란 돌덩이를 거침없이 헤치고 나간다. 최저 지상고가 210㎜인 만큼 여유롭다.

다만 시속 30여㎞ 부근서 제한속도를 넘어서면 오프로드 주행모드가 자동으로 해제되는데, 사용폭이 좁은 점은 아쉬웠다.



◆ 간결한 실내 인테리어와 실용성

크로스 컨트리 실내 인테리어는 스칸디나비아형으로 간결하고 고급스럽다. 천연 나뭇결을 살린 우드 트림은 차분한 분위기를 더한다. 주변을 감싼 가죽과 굵은 바느질(스티치)은 완성도가 높다.

센터페시아(오디오와 공기조절장치 등이 있는 가운데 부분)에 부착된 9인치 디스플레이는 널찍해 시안성이 높다. 그러나 공조장치 등을 조작하기엔 다소 번거롭다. 터치식으로 두어 단계를 거쳐야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관적인 버튼식이 낫다는 생각도 든다.

뒷좌석은 레그룸(발을 놓는 공간)과 머리 위 공간이 여유롭다. 문에는 차량용 햇빛가리개가 장착됐고 러기지 스크린, 별도의 온도조절 장치 등도 갖춰 안락하다. 특히 트렁크에서 버튼만 누르면 뒷좌석을 자동으로 접을 수 있다. 이때 적재공간은 기존 560L에서 1526L로 늘어난다.

이밖에 동시에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유지하는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Ⅱ', 개선된 긴급제동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 등 안전 사양이 장착됐다.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스피커는 음질이 빼어나다.

크로스 컨트리는 일상적인 주행과 캠핑 등 주말 가족나들이 모두 가능하다. 이에 가족 구성원을 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 적합해 보인다. 국내 시장에선 기본형과 프로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각각 6990만원, 7690만원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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