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NAFTA 폐기하면 중국에 엄청난 선물될 것"

입력 2017-03-24 19:19
수정 2017-03-25 06:52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반멕시코 정책, 반미정서 부추겨 포퓰리즘 정권 들어서게 될 수도"


[ 홍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가 결국 중국에 큰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사진)이 경고했다.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 중인 서머스 전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NAFTA에서 떠나는 것보다 중국에 더 큰 전략적·경제적 선물은 없을 것”이라며 “북미 지역의 생산 능률과 효율을 떨어뜨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큰 횡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대(對)멕시코 무역 적자 등을 이유로 NAFTA 폐기를 추진하는 데 일침을 가한 것이다.

그는 내년 7월 예정된 멕시코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NAFTA 재협상은 오는 5월부터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최소 3~4년이 걸릴 것으로 관측돼 재협상이 이뤄진다면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멕시코 대선 판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이 멕시코에 비우호적인 정책을 지속한다면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을 펴온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같은 노선을 따르는 대통령이 멕시코에서 당선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멕시코에서는 반(反)트럼프 정서로 좌파 정치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의 지지율이 30%대로 치솟았다.

그는 또 “중국은 베네수엘라 정부에 650억달러(약 73조원) 차관을 제공했다”며 “NAFTA를 폐기하면 미국 근처에 거대한 중국의 해안 교두보를 만들어주는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미 지역을 하나의 단위로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