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세 이견 좁히는 게 관건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올해 경제연대협정(EPA)을 타결하기로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하고 이 같은 방침을 확인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22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세계에 보호주의 움직임이 퍼지는 가운데 일본과 유럽이 미국과 함께 협력해 자유무역의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융커 위원장도 “세계가 고립주의로 역행해서는 안 된다”며 “(협상에) 아직 해결이 안 된 이슈가 남아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올해 일본·EU 간 EPA가 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과 유럽이 앞장서 자유무역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과 EU는 다음달 수석협상관 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동차, 유제품 등의 관세에서 양측 간 이견이 커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본은 자국산 승용차에 부과하는 10% 관세나 최대 14%의 전자기기 관세 인하를 원하고 있다.
반면 EU는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과 밀가루, 돼지고기 등 농산물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이상의 시장 개방을 일본 측에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농산물 시장 개방에 불만을 지닌 미국을 감안할 때 TPP 이상의 양보를 하긴 부담스러운 처지다.
일본과 EU는 2013년 4월 EPA 협상을 시작해 지난해 합의를 목표로 했지만 관세 문제로 타결하지 못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