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이 성장 이끈다] 납품대금 100% 현금 결제…1조 '상생펀드' 지원

입력 2017-03-20 16:16
[ 김현석 기자 ]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의 경쟁은 사실상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협력사로 연결된 네트워크 간 경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협력사가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금 지원, 인적역량 개발 지원, 경쟁력 제고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삼성-협력사 공정거래협약을 맺으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삼성과 협력사가 혼연일체가 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협력사와 긴밀히 협력해 함께 성장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 확보다.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국내 최초로 거래대금을 현금으로 주고 있다. 2011년부터 대금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바꾸는 등 지급 조건을 개선했다. 또 2010년부터 기업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업체별로 최대 90억원까지 저리로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작년까지 모두 461개사에 8232억원을 지원했다.

또 삼성전자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돈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해 민관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중소기업청)에 참여해 2014~2016년 15개사에 105억원의 자금을 대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한 ‘상생결제시스템’도 도입했다. 2차 협력사까지 삼성전자의 신용도를 적용받아 저리로 빨리 납품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 평가 때 상생결제시스템 도입 실적을 반영해 더 많은 2차 협력사에 혜택이 미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생협력아카데미에서 협력사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무상 지원하고 있다. 작년에는 △신입사원 입문 △간부/임원 승격 과정 △개발·제조·품질·구매 등 수준별 전문직무교육 △리더십 교육 등 310여개의 과정을 운영했다. 총 759개의 1, 2차 협력사 임직원 1만3089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삼성은 또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열어 우수 인력 채용을 돕고 있다. 2015년부터는 협력사에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를 위해 ‘고용 디딤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컨설팅센터는 경영관리, 제조, 개발, 품질 등 전문분야에서 20년 이상 노하우를 가진 임원·부장급 100여 명으로 상생컨설팅팀을 구성, 협력사에 맞춤형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총 146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원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산업혁신운동’에도 동참 중이다. 2013~2017년 5년간 총 500억원을 출연해 중소기업 컨설팅과 설비 구입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공동으로 개선활동을 하고 성과가 생기면 △현금 보상 △물량 확대 △특허공유 등으로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보유 특허 총 2만7000여건을 중소기업에 개방했다. 또 협력사 등 중소기업 제조 현장을 스마트공장으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올해까지 1000여개사가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게 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