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5차 '경선 토론'
문재인 "대연정 말할 때 아니다"
안희정 "위기해결 어떻게 할지 말해야"
이재명 "중요한 거취, 계속 말 바꿔"
문재인 "국민들이 판단할 것"
[ 김기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은 19일 KBS 주최로 열린 5차 토론회에서 리더십과 대연정, 일자리 문제 등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옮기고 청와대는 국민 휴식공간으로 돌려주겠다”며 ‘광화문 대통령’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구중궁궐에 갇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측근만 만나고 국민과는 소통하지 않아 탄핵당했다”며 “퇴근길에 남대문시장에 들러 시민과 세상 사는 얘기를 나누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 전 대표의 캠프는 이미 당을 뛰어넘은 가장 강력한 조직”이라며 ‘세몰이’식 선거운동을 정면 겨냥했다. 안 지사는 “캠프의 매머드 조직 인사들에게 신세를 지며 경선을 하면 (그 인사들이) 나중에 다 한 자리씩 달라고 할 것”이라며 “대세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결국 제왕적 대통령제를 똑같이 따라가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기득권 세력이 (문 전 대표) 근처에 몰려들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알려진 김광두 같은 사람까지 캠프에 합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00명이 넘는 자문그룹을 해산할 생각은 없냐”고 공세를 폈고, 문 전 대표는 “여러 시냇물이 합쳐진 강물이 정권교체라는 바다에 도달할 수 있다”고 대응했다.
안 지사는 대화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대연정’을 강조했다. 안 지사는 “대통령이 되면 국가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선거 과정부터) 의회와 얘기해야 한다”며 “정권부터 잡고 나서 보자는 식으로 다음 정부를 이끌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도 연정의 대상이 되려면 국가개혁과제에 대해 대화해봐야 할 것 아니냐”며 “한국당과 연정한다는 식으로 무조건 몰아붙이는 것이 구태정치”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지금은 대연정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공격했다. 문 전 대표는 “영국이 전시내각을 만들었듯이 우리도 엄청난 국난을 겪으면 거국중립내각을 할 수 있다”며 “국민의당은 정권교체 방법에 대한 생각이 달라 갈라진 것이라 나중에 자연스레 통합되고, 정의당과는 정책연대를 하면 자연스럽게 과반이 된다”고 말했다.
‘개혁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이 시장은 유일하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주장했다. 이 시장은 “(사드 배치가)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대한민국 안보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 뒤 다른 주자들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시장은 과거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중요한 거취문제를 놓고 말이 계속 바뀌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문 전 대표는 “내가 말을 바꿨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이 시장이야말로 진보라고 주장하다가 갑자기 보수주의자라며 말을 바꾸지 않았느냐”고 응수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