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넷 파트너스 투자 가이드] "고교 졸업 1년차, 우린 대학 다니는 회사원"

입력 2017-03-19 15:04
수정 2017-03-19 15:05
경기과학기술대학교
일반고 위탁직업교육 인기


[ 최승욱 기자 ] “시흥고 3학년 때 1년간 직업교육을 받고 취업하고 자동차학과에 진학했어요. 회사와 대학 생활에서 현장에 기반을 둔 이론과 실기를 확립한 뒤 계속 공부해 10~15년 뒤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지난 1월 경기과학기술대 일반고 위탁직업교육과정 2기를 수료하고 3월 경기과기대 자동차과에 입학한 김재국 씨의 포부다.

시흥 은행고를 지난 2월 졸업한 정현진 씨도 지난해 3월부터 올 1월까지 경기과기대에서 기초제도와 3D 설계 등을 공부한 뒤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이달 기계설계과 신입생이 된 정씨는 학교 기숙사에서 회사로 출퇴근한다. 일을 마치고 전문학사 과정을 공부한 뒤 기숙사에서 쉰다. 정씨는 “기숙사에서 회사까지 가는 데 10분도 안 걸린다”며 “일하고 공부하는 데만 집중해 기계설계전문가가 되겠다”고 밝혔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 시흥시와 경기과기대, 지역 산업체가 손잡고 고졸 인력을 양성한 뒤 이들의 취업과 계속학습을 돕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경기과기대는 교육부의 예산 지원 속에 시흥시의 지역발전 계획에 따라 시흥시 관내 고3생 중 희망자를 뽑아 2015년부터 직업교육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맞춤형 인력을 공급, 인력난을 완화하고 지역경제 활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시흥스마트허브에서 (주)NPT를 경영 중인 양재우 대표는 “일반계고 직업교육을 받고 입사한 사원들이 회사 생활을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들의 후배를 계속 채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시흥시와 경기과기대가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나서고 있어 매우 고맙다”며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과 취업매칭프로그램은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호평 속에 위탁직업교육생은 재작년 25명에서 작년에는 44명으로 늘어났다.

일반고에서도 먼저 취업한 뒤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딸 수 있다. 이처럼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고3생 때 직업교육을 받아야 한다. 적성을 고려한 직업교육을 통해 직장을 잡은 뒤 캠퍼스 생활을 누리면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경기과기대는 평생학습중심대학사업(이하 평중사업)의 일환으로 22~23일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7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 콘서트’에서 ‘선취업·후진학’ 활성화를 위한 홍보활동을 한다. 경기과기대는 평중사업을 통해 지역산업체에 재직하는 성인학습자의 학위 취득을 도우면서 특성화고 및 일반고 직업과정 학생들의 취업과 대학 진학도 지원하고 있다. 일반고 비진학 학생들이 위탁직업교육을 받고 ‘선취업·후진학’할 수 있도록 취업처를 발굴하고 대학에 나닐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경기과기대 관계자는 “직업교육을 통해 취업한 뒤 학비를 벌어 공부하면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학자금 대출도 받지 않을 수 있다”며 “고졸 학생들의 진로 및 취업 경로를 제시함으로써 입시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직업교육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오는 데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승욱 미디어전략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