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Plus] 인플레이션과 증시

입력 2017-03-19 14:39
KB WM스타자문단

주식, 인플레 효율적 방어수단
금융·반도체 업종에 관심을


요즘 투자와 관련한 최대 화두는 인플레이션(inflation: 물가 상승)이다. 상품과 서비스 등 어떤 물건의 공급이 일정한 가운데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상승하는데 이를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화폐로 물건을 살 때 화폐 공급량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한다.

인플레이션은 국가 경제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000원짜리 물건이 1050원, 1100원으로 점차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소비자는 구매를 서두를 것이다. 기업은 매출과 이익 폭이 증가한다. 시차를 두고 기업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소비도 활성화된다. 이는 세금 증가로 이어지고 국가는 세수 확대를 통해 국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다.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 한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가져가는 정책이 선호되는 이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막대한 통화공급을 실행했지만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목표로 하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일어나지 않았다.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단 공급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싼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 공급하던 ‘세계의 공장’ 중국이 경제 충격 없이 구조조정을 강화하면서 과잉 공급을 해소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세계 경제는 디플레이션(deflation: 물가 하락)에서 벗어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그런 기대가 커진다. 소비 대국인 미국이 5% 미만의 실업률로 완전고용 상태에 진입하고 있다. 임금 수준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 역시 성장을 이어가면서 세계적인 소비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공급과 수요 측면의 환경 개선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투자를 확대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예전에 내놓은 관련 공약도 빠르게 실행하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투자 확대의 재원으로 재정적자 확대와 민간자본 활용을 제시한 점이다. 민간조달 확대를 위해선 은행 규제 완화를 통한 대출 확대가 필요하다. 관련 규제 완화로 인한 인플레이션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금융회사의 투자와 대출을 제한하는 도드-프랭크법 개정은 정확하게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법안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회사의 과도한 투자와 신용대출 확대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제정됐다. 이 법안으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대규모 통화 공급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았다. 법안 개정이 시작되면 금융회사들의 신용대출 확대와 투자 증가가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기대는 금융시장에 빠르게 반영돼가고 있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은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우선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의 적절한 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점차 인상하게 된다. 채권시장은 이를 반영해 수익률 상승(채권가격 하락)이 진행된다. 인플레이션기에는 금리 인상 기조에 맞춰 채권 투자 비중을 축소하거나 만기 2년 이하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이 좋다.

주식 투자는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유리하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주가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해가고 있는 세계 증시 흐름에서 특히 주식시장은 투자 확대 수혜 업종인 금융업종과 현재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반도체업종의 주가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 업종의 투자 비중을 확대한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개선될 전망이다.

정병일 < KB증권 WM스타자문단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