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 장혁 주연 영화 '보통사람' 오는 23일 개봉
1987년 군사독재의 절정기, 보통 사람들이 힘이 시작됐던 그날의 이야기가 베일을 벗는다. 손현주, 장혁 주연의 영화 '보통사람'을 통해서다.
이 영화는 88서울올림픽을 1년 앞둔 1987년 봄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비롯해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묵살하고 군사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개헌 논의를 금지하는 4·13 호헌조치를 발표했다.
김봉한 감독은 대한민국 현대사 중 '격동의 시기'로 불리는 이 시기를 스크린에 담아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보통사람'은 열심히 범인을 잡아 국가에 충성하는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가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살인범의 정황을 포착하고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이 주도하는 공작에 가담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5일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보통사람'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김봉한 감독은 "투샷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기획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상업영화인지 아닌지는 관객 여러분이 판단할 몫"이라며 "진심을 담아보려고 노력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현재 만들어진 80년대 영화와는 달랐다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87년 모 대통령께서 '보통사람'을 운운하며 대통령이 됐다. 역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 제목을 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보통사람'에는 2017년 현실과 맞닿아 있는 지점에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봉한 감독은 "촬영할 때는 이런 일들이 일어날지 몰랐다. 솔직히 투자도 안됐다"면서 "손현주 선배가 계셔서 어렵게 끌고 갔다"라고 설명했다.
이 영화에는 손현주부터 라미란까지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 출연해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펼친다.
1991년 데뷔 이후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손현주는 '숨바꼭질', '악의 연대기', '더 폰'를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고 있다.
그는 '보통사람'에서 1980년대 가장 보통의 형사이자 가장 성진 역을 맡아 현실적인 공감을 이끌어냈다.
손현주는 "스릴러를 많이 해서 스릴러 배우로 알고 있다"라면서 "80년도의 아버지와 2017년도의 아버지가 다를바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가 가정을 지키는 마음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OCN 드라마 '보이스'를 통해 열혈 형사 역으로 시청률을 견인한 장혁은 '보통사람'에서 그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악한 캐릭터를 맡았다.
장혁이 연기한 규남은 최연소 안기부 실장으로 국가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냉혈한이다.
장혁은 "배역은 미워하되 배우는 미워하지 말아달라"면서 "매우 독선적인 감정없는 벽 같은 느낌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짧은 분량으로도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는 바로 김상호다. 그는 성진(손현주)의 절친이자 사명감과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추재진 기자로 1980년대 상식이 통하는 시대를 원했던 언론인을 대변한다.
김상호는 "해직된 이상호 전 MBC 기자를 모티브로 했다"면서 "추재진은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사회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배역에 대해 설명했다.
뿐만아니라 '보통사람'에는 오달환, 지승현, 라미란 등 배우가 출연해 몰입도를 높였다.
오달환은 "큰 기대 없이 봤는데 혼자 울고 있더라"라며 "소수의 힘이 모여 큰 힘이 되고 언젠가 계단이 될지 모르겠다. 마음을 보탠다면 간격이 좁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지승현은 "정치적인 이야기가 많이 오가지만 저희 아버지 얘기였던 것 같다"라며 "보통 가족을 데리고 보살피는 보통의 가장.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감히 생각한다"라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보통사람'은 오는 23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 사진=변성현 기자, 동영상=문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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