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선희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의 3월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외환시장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이 금리인상 이슈를 반영했다면서도 재닛 옐런 Fed 의장 발언에 따라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7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원 내린 1143.7원에 거래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달러화 대비 원화가 강세(달러화 약세)를 띤다는 의미다.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전망이 선반영돼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3월 FOMC회의에서 현재 0.50~0.75%인 기준금리가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미 외환시장은 3월 금리 인상을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며 "관심사는 금리 인상 자체가 아니라 금리 인상 속도, 재닛 옐런 의장의 발언 등"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3회 금리 인상 전망이 유지되고, 옐런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지 않을 것으로 봤다. 3월 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추가적인 시장 충격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3월 FOMC 이후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내달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하락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까지 저점을 낮출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3월 금리 인상 이슈는 시장에 선반영돼있다며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점쳤다.
하 연구원은 "금리 점도표 및 옐런의 발언 등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원·달러 환율은 그간의 상승폭 마저 되돌릴 수 있다"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는 등 원·달러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2130선까지 오른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연일 '바이(buy) 코리아'에 나서고 있다. 개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물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사자'를 외쳤다.
다만 하 연구원은 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는 신호가 나오거나 옐런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낼 경우 달러화 강세, 원·달러 환율 상승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금리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네덜란드 총선, 트럼프 예산안 제출 등과 함께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며 "환율 보고서 경계감까지 더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1200원대 진입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언급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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