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치킨 앞세워 작년 매출 50% 급증
치킨 브랜드 성장 정체 속 구운 치킨+이색소스 인기
BHC는 '형님' BBQ 추격
[ 노정동 기자 ]
치킨업계에서 굽네치킨의 돌풍이 거세다. 대형 프랜차이즈 몇 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치킨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굽네치킨은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뛰었다. 튀긴 치킨 일색인 국내 치킨시장에서 구운 치킨에 다양한 소스를 바른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볼케이노’ ‘갈비천왕’ 히트
14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굽네치킨은 작년에 약 1500억원(본사 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5년(984억원)보다 약 52% 증가했다. 매출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5곳(교촌, BBQ, BHC, 굽네, 네네) 중 성장률 1위다. 2015년 말 내놓은 ‘볼케이노 치킨’이 가파른 성장을 이끌었다. 볼케이노 치킨은 고추장 베이스에 굽네치킨이 개발한 특제 소스를 바른 매운맛 치킨이다.
굽네치킨은 작년에 이 제품으로 치킨업계에 매운맛 바람을 일으켰다. 경쟁사들이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며 ‘매운맛 치킨’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도 만들어졌다. 볼케이노 치킨은 월평균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년간 누적매출만 1200억원(소비자가격 기준)에 달했다. 개수로는 700만세트 이상 팔린 셈이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일반 프라이드치킨 외에 단일 메뉴가 연매출 1000억원을 넘기는 건 치킨업계에서 이례적이다.
2014년 BHC치킨을 단숨에 치킨시장 강자로 만든 ‘뿌링클’(1122억원) 정도가 볼케이노 치킨과 비교할 만하다. 프라이드치킨에 치즈가루를 뿌려 조리한 뿌링클도 ‘조미 치킨’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냈다.
굽네치킨이 작년 12월 내놓은 갈비맛 치킨 ‘갈비천왕’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갈비천왕은 10여가지 국산 과일과 채소로 맛을 낸 특제 소스를 사용해 정통 갈비구이의 맛을 콘셉트로 한 치킨이다.
굽네치킨 관계자는 “볼케이노 치킨과 갈비천왕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0%”라며 “튀긴 치킨에선 구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소스 맛을 낼 수 있는 게 구운 치킨의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BBQ 턱밑까지 쫓아온 BHC
BHC치킨은 작년에 전년 대비 30% 늘어난 약 2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형님’이었던 BBQ치킨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BBQ는 작년에 24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BHC는 2013년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그룹에서 사모펀드인 시티벤처캐피털인터내셔널(CVCI)로 팔린 뒤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치킨 위에 치즈를 뿌린 ‘뿌링클’과 간장 치킨 메뉴인 ‘맛초킹’이 연속으로 큰 인기를 얻은 게 매출이 급증한 비결이다.
BBQ는 2015년 ‘허니갈릭스’ 이후 큰 히트 제품이 없어 매출 증가율(10% 추정)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교촌치킨은 작년 약 29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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