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국에 무슨 중국…홈쇼핑 中 여행 상품 판매 중단

입력 2017-03-14 16:12
수정 2017-03-15 09:45

국내 홈쇼핑업체들이 여행 카테고리 내에서 중국 관련 상품을 속속 내리고 있다.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에서도 중국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자 발빠른 조치에 나섰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 2일부터 중국 여행 상품 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초 방송을 끝으로 당분간 중국 여행 상품을 팔지 않기로 했다"며 "사드 배치로 한중관계가 악화한 상황이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에서는 사드 이슈가 발생하기 전만 해도 중국 여행 상품이 여행 카테고리 안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 중 하나였다. 방송을 통해 중국 상품을 판매하면 1시간 평균 1500건 정도의 주문이 들어왔다.

하지만 사드 배치로 인해 한중 간 긴장이 본격화한 지난달 말부터는 주문 건수가 500건으로 크게 줄었고 이마저도 예약 취소가 잇따랐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를 제공, 중국 내에서 보복 공격의 주 표적이 된 터라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더욱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GS홈쇼핑도 지난주부터 중국 여행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반한 감정이 거세지고 있어 안전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드 이슈가 가라앉을 때까지 중국 여행 상품을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말까지 중국 여행 상품을 판매하다 올 들어 이를 중단하고, 동남아시아와 유럽 지역 상품을 강화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사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자국 여행업계에 오는 15일부터 한국 여행 상품 판매를 전면 중지하라고 구두 지시했다.

중국 내에서는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고 있고, 한국 차량에 대한 벽돌 공격까지 발생하는 등 위험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중국 상품을 쓰지 말자거나 중국 여행을 가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네티즌들은 "이런 판국에 중국 여행이 웬말이냐" "민감한 시기에 굳이 위험을 안고 갈 필요가 없다" "중국 여행 안가는 게 답이다" "이번 기회에 중국인들 한국에 오지 못하게 하라" 는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홈쇼핑업체들은 중국 상품 판매 중단에 따른 영향을 동남아시아 등 다른 대체 상품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중국 대신 동남아시아 쪽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중국 상품 판매 중단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쇼핑업체들과 달리 여행사들은 중국 여행 상품을 계속 판매한다는 입장이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중국 여행 상품에 대해 판매 중단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특별한 조치 없이 기존대로 여행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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