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혜원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업체 하만 인수를 완료했다는 소식에 13일 삼성그룹 IT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이번 인수합병(M&A)으로 삼성전자가 전장 사업 분야의 글로벌 메이저 업체로 부각되면서 관련 부품주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을 비롯한 10개 반독점 심사 대상국의 승인 등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치고 하만을 인수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14일 하만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대금은 총 80억달러(약 9조2000억원)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사례로는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날 오후 3시2분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2만1000원(1.05%) 오른 20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중 204만9000원까지 오르며 지난 8일 이후 3거래일만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삼성그룹 주요 부품 계열사의 주가도 급등했다. 삼성전기가 4.08% 뛴 6만1200원에, 삼성 SDI는 3.16% 상승한 13만500원에 거래중이다.
특히 삼성전기는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면서 고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계 주요 자동차 전장 업체에 각종 센서류와 차량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한 곳에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는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이다.
삼성SDI는 전기차와 스마트카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야에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IT·모바일(IM) 등 사업부간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에 IT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형주들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아모텍의 주가는 4.40% 올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모텍의 자동차 전장 부품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 400억원 수준보다 5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스마트카용 자동차 부품의 매출 증가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파트론의 주가 상승도 기대됐다. 파트론은 삼성전자에 카메라 모듈, 안테나, 지문인식 모듈을 공급하고 있으며 전장사업용 제품 개발에도 나섰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동부하이텍의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를 공급한는 테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로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업체의 제품 수요가 늘 것"며 "다품종 소량 생산의 칩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칩 개발과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나 파운드리 업체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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